(앵커)
광주에서는 유독 대형 건설현장 붕괴 참사가
잇따라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확인 결과, 참사 직전마다
현장의 위험을 알리는 절박한 신고들이 있었지만,
제때 조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처럼 무심코 넘긴 '위험 신호'를 AI 기술로 포착해
참사를 막으려는 법안이 추진됩니다.
박승환 기자가 집중취재 했습니다.
(기자)
철거 중이던 건물이
순식간에 도로를 덮칩니다.
멈춰 있던 시내버스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짓눌렸습니다.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학동 참사.
기본적인 안전 수칙만 지켰어도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였습니다.
책임자 처벌이 마무리된 뒤,
참사 현장은 최근 4년 만에
다시 공사가 시작됐습니다.
"철거 중이던 건물이 무너져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이 곳,
그런데 참사 전 이미 여러 차례 위험 신호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사가 불안하다',
'건물이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다',
'보행자가 위험하다'.
취재진이 확보한 학동4구역 관련 민원만
참사 전 10건에 달합니다.
* 동구청 관계자 (음성변조)
"따지면 연번은 8개인데 접수 자체는 10건이거든요.."
특히 참사 두달 전인
21년 4월 7일 제기된 민원이 뼈아픕니다.
이 민원인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철거공사가 불안하다고 했지만
담당 공무원은 "현장소장에게 통화하고
민원사진을 발송한 것"이 다였습니다.
이 때 성의있게 현장에 나가서
조치를 했더라면 소중한 목숨을
구할 수도 있었습니다.
학동참사 7개월 뒤 6명의 목숨을 앗아간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 참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참사 일주일 전 국민신문고에는
"시멘트가 흘러내린다",
"벽에 균열이 생겼다"는 긴박한 신고가
접수됐지만, 현장 점검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수많은 민원 속에
숨겨진 '결정적 징후'를 놓친 것이
화를 키웠다고 지적합니다.
* 송창영 / 광주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
"사전에 징후가 여러 번에 걸쳐져서 있었거든요. 공직사회 특성상 경험이 없고 전문성이 없는 신입 공직자가 한두 명이 수 백건, 수 천건의 민원을 해결하다 보면 중요한 징후에 대해 놓칠 수 있는.."
반복되는 비극을 막기 위해, 인공지능이 위험을 먼저 찾아내는
이른바 'AI 국민신문고법'이 발의됐습니다.
민원이 접수되면 AI가 '균열', '기울어짐', '붕괴' 같은 핵심 단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위험 수위를 등급별로 분류하는 방식입니다.
* 전현희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AI국민신문고법' 대표 발의자)
"AI 신문고가 구축되면 안전 관련 사전 징후들이 자동으로 검색되고, 해당 공무원에게 자동으로 전달됩니다. 그리고 공무원이 즉각적으로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하는.."
데이터로 무장한 AI 기술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행정을 바꾸고,
잔혹한 참사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MBC 뉴스 박승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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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본부 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