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제 '수학여행 추억'도 옛말이 됐습니다.
학생과 학부모 대다수가 찬성하는 데도
사고를 우려한 교사들의 반대로
'숙박 없는' 수학여행이 늘고 있습니다.
MBC충북, 신병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도내 한 중학교입니다.
올해 2학년 수학여행을 숙박형으로 갈지
조사한 결과,
학생은 78.6%, 학부모는 84.1%가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교사 동의율이 4.6%에 그쳐
숙박 없이 추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기대에 들떠 있던 자녀들이 낙담하는 모습에
학부모들은 화가 납니다.
사고가 날 경우 책임을 걱정하는 교사들을
이해한다면서도, 선생님이라면 최소한
학창 시절 한 번뿐인 제자들의 수학여행의
추억만은 지켜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학교에 대한 실망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 학부모
"부모도 떨어져서 같이 단체 생활도 해보고 여러 가지 유적지나 관광지나 이런 쪽으로 방문해서 지식이나 현장에서 수집하는 것들이 많을 텐데…"
지난 2022년 현장 체험학습 중이던
초등학생이 교통사고로 숨지면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로
교사가 재판에 넘겨졌고
지난해 11월 2심에서 유죄가 선고됐습니다.
사고 이후 줄어들던 현장 체험학습은
유죄 선고로 더욱 얼어붙는 분위기입니다.
지난해 학교안전법에 학생에 안전조치 의무를 다한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교원단체들은 미흡하다는 주장입니다.
충북교총은 시행령과 교육부 지침을 통해
법적 면책 요건을 명확하게 명문화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장 체험학습 전담 변호사 배치와
안전 전담 인력 확대도
시급하다고 덧붙였습니다.
* 권오장/충북교총 회장
"사고 예방 조치를 위한 충실한 매뉴얼 개발도 필요합니다. 나아가 교육 현장의 교원이 무과실을 스스로 증명하는 구조를 바뀌어야 되고 안전한 체험학습 지원은 교육청이 책임져야 됩니다."
이 밖에 청소년단체와 가족 주도
현장 체험학습을 늘려 학교의 역할을
분담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거론하고 있습니다.
교사를 보호해야 학생 안전도 지켜진다는
교원단체의 목소리에
점차 위축되는 현장 체험학습을
언제까지 감내해야 하냐는
적지 않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우려도
교차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수학여행의 추억을 되돌려줄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MBC뉴스 신병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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