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리동네뉴스

정밀검사 뒤집은 '3분 심사'..보상은 이렇게 갈렸다

안준호 기자 입력 2026-02-20 09:53:55 수정 2026-02-20 17:27:23 조회수 79

(앵커)
조선소 사고로 사지마비가 된 이주노동자에게 
근로복지공단이 사실상 '시한부 선고'를 내렸습니다.

정밀검사 결과는 '10년 넘는 치료'가 필요하다였지만, 
공단은 단 3분 만에 '치유'됐다며 치료 기간을 1년으로 깎았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남은 10.75년의 기대 여명 동안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조선소에서 사고를 당해 
사지마비와 의식불명 상태에 놓인 
우즈베키스탄 이주노동자 테무르 씨에 대한
신체감정 소견입니다.

테무르 씨는 
머리 CT와 MRI 등 각종 정밀검사를 거쳐
10개에 달하는 병명을 진단받았습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의 
장해통합심사 결과는 달랐습니다.

테무르 씨 상태를 증상고정, 
즉 '치유'된 것으로 판단했고,
남은 치료 기간은 단 1년으로 인정했습니다.

"사실상 시한부 판정과 다를 바 없다"는 
인권단체들의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공단은
"신체감정은 의사 1인의 판단인 반면,
장해심사위원회는 5~10인의 집단 판단"이라며
위원회 결정을 우선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심사 인원수가 아니라
심사가 이뤄지는 방식입니다.

현장에서는 장해통합심사가
극히 짧은 시간 안에 진행되고,
가족 등 관계자의 참여도 제한됩니다.

테무르 씨의 가족이 
보험급여 일시지급 신청을 포기하게 했던
지난 두 차례의 장해통합심사도
모두 3분 안에 끝났습니다.

* 테무르 씨 아내
"시간이 없으니까 짧게 말하고 나가라고 했어요, 그것도 부탁하고 들어갔어요. 만약에 자기 자식들이 우리같은 상태면 어떻게 생각할거야? 우린 외국 사람이잖아요..자기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우리한테 잘 도와주시면.."

장기간에 걸친 정밀검사와 신체감정 결과가 
단 몇 분의 심사로 뒤집히는 구조인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결정 방식이
결과적으로 공단의 책임 범위를 줄이고,
보상 규모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 박영민/노무사
"공단에서는 어떻게 보면 치료 기간을 종결시킨 다음에 한정되는 기간에 한해서만 일시지급하고 본인은 책임을 벗어나겠다..이런 판단이신 것 같아요."

정치권에서도 제도의 실효성을 점검하고,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 서미화/국회의원
"특정 지사에서 17년 동안 보험급여 일시지급으로 보상을 받은 건이 1건 밖에 안되는 건 제도가 실제로 실효성있게 지급이 되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보여지고요."

근로복지공단은 이번 사안에 대해 
의학적 견해 차이에 따른 것이라며

"향후 유사한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편, 두 자녀가 있는 고향으로 
돌아가길 바랐던 테무르 씨 아내는
결국 한국 체류를 1년 더 연장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안준호입니다.

 

#근로복지공단 #이주노동자 #산업재해 

광주 mbc뉴스 daum에서 확인하세요

Copyright © Gwangj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안준호
안준호 jhahn@mokpombc.co.kr

출입처 : 해경, 법원, 소방, 세관, 출입국관리소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