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제강점기 목포에서 벌어진
대규모 노동자 파업이 올해로
100주년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사건이 벌어졌던 현장에는
그 역사를 기억할 만한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은데요.
안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목포항 인근 주거단지 앞에 모인 대학생들.
옛 지도를 들여다보며
주변 건물을 유심히 살핍니다.
아파트와 공영주차장이 들어선 이 일대는
100년 전, 목포 최대 공장이었던
목포제유공장이 있던 자리입니다.
1926년, 이곳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환경에 맞서 집단 파업에 나섰습니다
당시 조선인 노동자들은
하루 12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을 하고도
일본인 노동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았습니다.
일본인 관리자의 폭언과 구타까지 이어지자
노동자들은 "인간답게 대우하라"며
투쟁에 나섰습니다.
전체 노동자 170명 가운데
130명이 파업에 참여할 만큼
결집력도 강했습니다.
하지만 공장 측은 파업 노동자 120여 명을
한꺼번에 해고했고, 일제 경찰까지 동원해
강경 진압에 나섰습니다.
석 달 넘게 이어진 투쟁은
결국 패배로 끝났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식민지 조선에서 보기 드문
대규모 노동운동으로, 이후 지역 노동운동이
동맹파업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된
중요한 사건으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지금 이곳에는
당시 역사를 알릴 수 있는
어떤 흔적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학생들은 지역의 중요한 역사를 되새길 공간이
사라졌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 김현민/목포대 사학과 대학원생
"우리가 알지 못했던 대규모 노동운동이 있었다는 걸 알리고 이게 민족운동으로도 발전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봤을 때 좀 더 주목을 받지 않아야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역사 현장을 알리는
최소한의 장치라도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 최성환/목포대학교 사학과 교수
"현장의 표지석이나 역사적인 사건을 알릴 수 있는 안내문같은 것들을 기본적으로 만들면 좋겠고요. 최근에 목포에 관광객들이 많이 오고 있기 때문에 역사적인 현장을 탐방로라든지 안내지도나 홍보물 같은 것들을 만들어내는 작업들이 병행되면.."
현장을 지켜본 목포시는 안내판 설치 등
역사적 공간을 재조명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송보라/목포시청 학예연구사
"정확한 위치를 전문가들을 통해서 고증을 해서 간단한 안내판이나 문화유산을 설명할 수 있는걸 준비해보도록 많은 방법을 강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제강점기 노동자들이
'인간 대우'를 요구하며 시작했던 파업.
100년이 지난 지금
그 역사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가
지역 사회의 과제로 남았습니다.
MBC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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