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완도에서
구급대원이 화재 진압에 투입됐다
순직하는 비극이 발생했죠.
왜 이런 일이 벌어졌나 봤더니,
전남소방의 인력 구조는 기형적이었습니다.
현장의 절규는 외면한 채
서류 평가에만 매달리는
소방 행정의 실태를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행정 부서 95%에 정원이 초과 배치된 사실이 드러난 전남 소방.
현장 인력 부족으로 구급대원까지 화재 진압에 투입됐다가 순직 사고가 발생하면서 논란은 더 커졌습니다.
* 소방대원A/음성변조
"(고 노태영 소방교는) 사람을 구조해서 이송을 하고 응급 처치를 하는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에요. 관창을 잡고 불하고 맞서려면 최소한 7,8년이 돼야 됩니다."
특히 고 노태영 소방교가 소속됐던 해남소방서의 한 센터는 정원 대비 24명이 모자라, 전남에서 인력 부족이 가장 심각한 곳이었습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소방 인력 2만 명을 증원했지만, 행정직 쏠림 현상에 현장 인력 부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 A소방대원(음성변조)
"애들이 요즘은 내근(행정직)을 가고 싶어해요. 진급이 빠르거든."
성과급과 승진이 걸린 '소방관서 평가'에 매달리는 구조가 원인으로 꼽힙니다.
* B소방대원(음성변조)
"아무래도 출동이 많은 곳이 (내근이 적어) 좀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행정하는 사람들이 그 업무를 다 맡아서 하거든요. 관서 평가를 잘 받아야 서장님 성과급이 오르거든요, 서장님 평점이 좋아지고."
전남소방본부는 매년 22개 소방서를 대상으로, 67개 항목으로 구성된 관서평가를 실시해 포상하고 있습니다.
출동 성과를 포함해 교육활동, 장비관리 실태 등 서류 비중이 크다 보니 행정 인력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실제 수상한 소방서들은 이를 최대의 성과로 내세우며 홍보하는 사례도 다수 확인됩니다.
고 노태영 소방교가 소속됐던 해남소방서 역시 지난해 우수관서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현장은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서류 평가는 우수했던 겁니다.
소방청은 "인력 배치를 직접 결정할 수 없는 구조라며, 현장부서 우선 배치 원칙을 강화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고 있습니다.
증원 취지가 무색해졌음에도 정부 역시 사실상 손을 놓고 있습니다.
* 행정안전부 관계자(음성변조)
"관여할 권한도 없고, 운영이나 어떻게 인력을 배치하고 할지는 저희가 그것까지 일일이 규율하기에는 좀 어렵다고.."
소방청과 정부는 앞으로 5천 명의 소방 인력을 더 늘린다는 계획.
취재가 시작되자 행안부는 앞으로 증원 인력이 현장 대응 인력으로 배치되지 않을 경우 기준 인건비를 회수하겠다는 뒤늦은 대책을 내놨습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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