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포항]행정망 밖 '투명인간' 70대..이웃 관심으로 '새 삶'

박성아 기자 입력 2026-07-03 11:37:50 수정 2026-07-03 18:00:01 조회수 63

◀ 앵 커 ▶

46년간 투명인간처럼 살아온 70대 남성이
수십 년 만에 신원을 회복했습니다.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남성에게
새로운 삶을 찾아준 건
현장을 살피는 지역 공동체의
작은 관심이었습니다.

포항문화방송, 박성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인적이 드문 산골 마을의 한 낡은 컨테이너.

이곳에 홀로 살아 온 71살 엄학록 씨는
지난 46 년간 서류상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지난 1980년 가족의 실종 신고 이후
법적으로 사망 처리가 되면서
주민등록이 완전히 말소됐기 때문입니다.

매년 실시하는 주민등록 사실 조사에서도
발견되지 않은 엄 씨는
최소한의 복지 혜택도 받을 수 없었습니다.

◀ INT ▶ 엄학록/ 포항시 장기면
"아파도 나 스스로 그냥 일반 약 사먹고 그런 거죠. 약초같은 거 캐서 달여서 대처하고..."

투명인간처럼 살던 엄 씨를 세상 밖으로 끌어낸
건 다름 아닌 마을의 신임 이장이었습니다.

◀ INT ▶ 박성식/ 포항시 장기면 방산2리 이장
"몸이 아픈데 병원에 못 간다고 하니까 그래서 왜 병원에 못 가는지 제가 물었거든요. 물으니까 (주민등록이) 말소돼 있다는 거예요."

이장의 제보를 받은 관할 파출소는 즉각
신원 회복을 위한 행정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지문을 확인해 엄 씨의 과거 기록을 찾아냈고,
신원 회복을 위한 법적인 절차를 진행하는
것도 도왔습니다.

◀ INT ▶ 안옥출/ 포항 장기파출소장
"법률구조공단에 직접 가셔서 하시는 게 맞겠네요 이렇게 할 수도 있었지만 주민등록이 없어서 의료보험이 안 된다는 건 너무너무 안타깝잖아요."

지역 사회의 적극적인 대응 덕에 수십 년 만에
신원을 회복한 엄 씨는 이제 병원도 가고
복지 혜택도 신청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엄 씨는 주변의 도움에 감사하다며
자신도 이웃에게 도움을 주는 삶을 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 INT ▶ 엄학록/ 포항시 장기면
"도움을 받고, 더해서 이웃에게 조금이라도 베푸는 삶이 됐으면..."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행정망 밖의 숨은 이웃들.

시스템의 빈틈을 메우고 한 사람의 삶을
되찾아 준 건 지역 공동체의 관심이었습니다.

MBC 뉴스 박성아입니다.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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