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부친인 현직 경찰 간부와 이 사건을 수사한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의 유착 의혹이 연쇄적으로 드러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성폭행 살인 의도가 명확했던 장윤기 사건의 본질이, 장윤기 부친과 유착한 경찰의 은폐 축소 수사로 '묻지 마 살인'인 것처럼 변질돼 송치된 것 아니냐는 의문입니다.
특히 이 같은 과정이 검찰 보완수사로 드러나면서 정부여당이 '전면 폐지'를 천명한 검찰 보완수사권 논의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앞서 광주지검은 보완수사 과정에서 장윤기 원룸에 있던 리얼돌과 휴대전화 등이 사라진 사실을 확인하고, 아버지인 장모 경감을 수사해 그가 증거를 인멸한 정황을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또 리얼돌에 묻어 있는 DNA를 채취해 감식 보고서를 받았다고 했지만, 정작 사건을 검찰에 보낼 당시에는 해당 보고서를 누락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심지어 경찰은 장윤기 차량 조사 과정에서 결정적 증거인 케이블 타이를 발견하고도 증거물로 확보하지 않았는데, 당시 수사팀장은 이를 모른 척하라는 취지로 팀원들에게 당부한 점도 알려졌습니다.
검찰 내부와 법조계에서는 보완수사권 존치 필요성이 확인됐다는 반응이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김호중 서울북부지검 검사는 내부망을 통해 "보완수사권 없이 성범죄 사건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을지 심히 우려된다"며 "경찰이 허위로 수사했을 경우 보완수사권 없는 검사가 알아챌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에선 이 사건과 함께 부산 돌려차기 사건, 이은해 계곡살인 사건, 고 김창민 감독 살인사건 등이 보완수사를 통해 경찰 수사를 바로잡은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현 정부와 검찰개혁에 비교적 우호적인 '민변'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2/3인 67%가 '보완수사권을 전면 또는 부분 유지해야 한다'고 답한 결과도 공개됐습니다.
경찰 내부도 곤혹스러운 분위기인데, 익명 앱 블라인드에 '보완수사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이번 의혹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며 사죄드린다"면서도 "특정 사건이나 일부 사례를 근거로 형사사법 개혁의 방향 자체를 되돌리려는 시도에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반박했습니다.
협의회는 최근 평검사들이 잇따라 보완수사 성공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며 "이는 국민을 위한 제도 논의라기보다 검찰 조직의 마지막 권한을 지키기 위한 조직적 여론전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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