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얼마 전 신안에서 한 유튜버가 생방송 도중 음독을 시도한 뒤 숨졌습니다.
경찰은 자살을 부추긴 것으로 의심되는 시청자들을 특정해 수사에 나섰는데요.
익명으로 자행되는 사이버 폭력에 인터넷 방송인들이 무방비로 노출돼 있습니다.
이정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8일 밤, 전남광주 신안의 한 마을.
차 안에서 실시간 방송을 하던 50대 남성이 시청자들과 말다툼 끝에 음독을 시도했습니다.
신고를 받은 119구급대가 출동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지인들은 고인이 지난 수개월 동안 악성 댓글에 시달려 왔다며, 이번 사건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합니다.
* 동료 유튜버
"수도 없이 하루가 멀다 하고 공격을 하는거예요. (사건 당일) 엄청 심했죠 대놓고 죽으라고 했으니. 저는 이 사람이 부추겼다고 생각하죠.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이 사람이 대놓고 그랬어요 '죽을 자신도 없는 놈이 죽으려고 하냐 죽어봐라'"
경찰은 생방송에서 자살을 부추긴 글을 올린 것으로 의심되는 계정 2개를 특정해 자살방조 혐의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실시간 채팅으로 시청자와 직접 소통하는 인터넷 방송의 특성상, 방송인들은 악성 댓글과 조롱에도 그대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과 2023년에도 악성 댓글에 시달리던 인터넷 방송인들이 잇따라 숨지면서 사이버폭력 문제가 사회적 논란이 됐습니다.
정부와 플랫폼 사업자들도 인터넷 방송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대부분 유해 콘텐츠 차단 등 시청자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 유현재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개인방송인은) 방송의 주체도 되지만 방송의 객체도 되잖아요. 그게 구분이 없는 상태에서 양쪽 다 보호하거나 그런 안전망은 있어야 되겠죠. 근데 정책은 현실에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요"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 환경도 사이버폭력을 키우는 요인입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피해자의 절반 이상은 ‘전혀 모르는 사람’ 이나 ‘온라인에서 알게 된 사람’ 에게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해외 플랫폼은 수사 기관이 이용자의 신원을 확보하기 어려워 가해자 특정도 쉽지 않습니다.
* 김재준 신안경찰서 수사과장
"저희들이 보내거든요 영장을 받아서. 구글같은데서는 사실 제약이 상당히 좀 많아요. 우리나라 회사가 아니어서 그런지 몰라도, 이걸(신원정보 제공) 잘 해주질 않더라고요"
개인방송이 일상이 된 시대.
방송인을 보호할 제도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MBC뉴스 이정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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