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7월부터 안동을 비롯한 경북 도내 시군에서 7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무상버스가 일제히 시작됐는데요,
교통 약자의 이동권을 넓혔다는 호평이 나오지만, 정작 매일 버스로 등하교하는 청소년들은 소외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안동시의 조례상에는 이미 청소년도 함께 지원하도록 명시돼 있지만, 예산은 단 1원도 배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안동문화방송, 김경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하교 시간, 안동의 한 버스정류장입니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교통카드를 찍으며 버스에 올라탑니다.
요금은 현금으로 1천2백 원, 카드를 쓰면 백 원 더 저렴한 1천1백 원입니다.
매일 등하교에 학원까지 오가는 청소년들에게는 누적되면 적잖은 부담입니다.
* 청소년 승객
"용돈이 (한 달에) 10만 원인데 (버스비로) 7만 원 정도 나가니까, 거의 절반 넘게 나가는 것 같아요."
실제 버스비 부담 때문에 아예 버스를 타지 않는 학생들도 적지 않습니다.
* 청소년 승객
"일주일에 20번 타지 않을까요? (몇몇 친구들은) 자전거 타거나 걸어 다니거나 그러죠. '버스비 아까워서?' 네."
지난해 안동시는 교통 약자의 지원을 늘리겠다며 대중교통 이용지원 조례를 만들었습니다.
이 조례에는 어르신뿐만 아니라 아동과 청소년도 지원 대상으로 함께 묶여 있습니다.
하지만 어르신 무료 승차가 시행되는 동안 청소년 관련 세부 계획과 예산은 전혀 수립되지 않았습니다.
안동시가 예산 부담 등을 이유로 점진적 확대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재정 문제라기보다 지자체의 의지 탓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현재 안동의 중·고등학생 전체가 무상버스를 이용할 때 드는 비용은 연간 최대 46억 원 선.
실제 이용률을 감안해 고등학생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면 연간 21억 원대로도 사업이 가능합니다.
안동시가 올해 1차 추경 예산에서 공영주차장을 짓고 고치는 데 편성한 53억 원의 절반도 안 되는 규모입니다.
수혜 규모를 비교해도 차이는 뚜렷합니다.
27억 원이 투입되는 공영주차장 신설로 혜택을 보는 차량은 하루 1천7백여 대 수준이지만, 청소년 무상버스는 고등학생에게만 적용해도 하루 4천 명 이상에게 혜택이 돌아갑니다.
* 고이지선 / 녹색전환연구소 지역전환팀장
"그동안 교통정책의 우선순위가 승용차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공영주차장 조성 비용으로 한 53억 원 정도는 편성하면서 더 많은 청소년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대중교통 요금 지원이 되지 않는 것만 보더라도..."
안동시는 이미 마련된 조례를 근거로 예산만 편성하면 별도의 절차 없이 곧바로 청소년 교통비 지원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 허승규 / 안동시의원(녹색당)
"경북북부 9개 시군 가운데 6개 시군이 이미 전면 무상버스 정책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등 여러 가지 정책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안동시의회 경제도시위원회, 안동시 교통행정과 등 부서와 협의해서 청소년 무상버스 정책을 추진해 나가도록..."
권기창 안동시장 역시 초·중·고등학생 반값 교통비 지원을 민선 9기 핵심 공약으로 내건 가운데, 공약 이행을 시작으로 조례에 명시된 청소년 무상버스 도입까지 탄력을 받을지 주목됩니다.
MBC뉴스 김경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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