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창원 진해에 있는 해군사관학교를 대전으로 옮기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지역민들은 경기 침체는 물론 도시 정체성까지 잃는 것 아닌지 우려하고 있는데요.
군항 도시, 진해에 닥친 근심을 안준호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진해에서 30년 넘은 가업을 이어받아 횟집을 운영하는 박나연 씨는 고민이 깊습니다.
80년 동안 진해를 지켜온 해군사관학교가 대전으로 이전할 수 있다는 소식 때문입니다.
사관생도와 가족,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기면 매출에 직격탄이 예상됩니다.
* 박나연/진해 중앙시장 상인
"(해군사관학교가)이전하게 되면, 그만큼의 인구 수가 줄면 아무래도 장사에는 큰 지장이 있지 않겠습니까.."
정부는 최근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국군사관학교를 대전에 신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흩어진 각 사관학교의 중복된 교육과 운영 체계를 통합해 효율성과 합동성을 올리겠다는 목적입니다.
(기자)
국방부는 빠르면 2028년부터 통합 국군사관학교의 신입생을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해군사관학교 이전에 반발하는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공실률이 80%에 이르는 진해의 또다른 상권 골목.
상인들은 지난 2007년, 해군작전사령부의 부산 이전 이후 상권이 급격히 침체됐다고 말합니다.
* 이호탁/진해 중앙시장 상인회장
"작전사령부가 이전함으로 해가지고 회식이라든지 납품이 일절 끊겨버리기 때문에 지역 경제에 상당히 애로사항이 많이 발생한 걸로.."
해군사관학교는 진해 주민들의 자부심이자 중요한 관광자원이기도 합니다.
군항제 기간 일반인에 개방되는 해군사관학교는 올해 334만 명이 찾은 축제의 흥행 요소입니다.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는 이여경 씨는 아이들이 직접 해군 문화를 체험하는 기회가 사라질까봐 걱정합니다.
* 이여경/경남 창원시 진해구 경화동
"해군 사관학교를 개방을 해 가지고 애들이 많이 체험을 하게 되는데 그것도 못하게 되고 그런 상징성을 많이 잃는다고 생각을 합니다."
주민들은 정부가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이전 방침을 발표했다며 허탈해 하고 있습니다.
* 조응제/경남 창원시 진해구 재향군인회장
"소통을 한번 해보거나 또는 공청회를 하거나 이렇게 해서 주민들이 이해하는 가운데 좀 좋은 관계로 해서 이전을 할 수 있는 정책도 충분히 있을 텐데.."
80년 동안 9천6백여 명의 해군 장교를 길러낸 도시 진해.
해군사관학교 이전 논의는 '해군의 요람'을 자처해 온 지역 정체성을 흔들고 있습니다.
MBC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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