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쫓아내도 바로 옆인데"..애꿎은 나무만 벌목

박승환 기자 입력 2026-08-06 17:50:42 수정 2026-08-06 21:23:07 조회수 51

(앵커)

여름철은 백로로 인한 민원이 많아지는 계절입니다.

이 시기에 새끼가 많이 태어나기 때문인데요.

소음과 악취로 주민 민원이 커질 때마다 매번 벌목으로 서식지를 없애왔는데

과연 결과는 어땠을까요?

박승환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8월. 나주의 한 아파트 바로 앞에 자리 잡은 백로떼.

* 아파트 경비원 "비린내가 이렇게 많이 나요. 여기 영산강 고기들을 많이 먹고 와요. 그리고 여기 와서 배변하니까."

* 황성덕 / 아파트 주민 "저녁에는 무섭다 느끼실 정도로 기괴한 소리도 나고.."

악취와 소음 민원이 빗발치면서 냄새 저감장치까지 설치됐습니다.

1년 뒤. 아파트 주변 한 대기업 공장.

굴삭기 한 대가 대나무를 거침없이 밀어냅니다.

나무 위에 놀란 백로들이 황급히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수백 마리가 쏟아내는 배설물에 공장 설비와 제품이 부식되자 공장 측에서 대나무 벌목에 나선겁니다.

* 공장 관계자 (음성변조) "올해 갑자기 그 새(백로)가 공장 주변에 나타나서 배설물 등으로 품질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고요.

그런데 이 백로들.

그 민원이 많던 아파트에서 왔습니다.

민원이 빗발치자 올 초 결국 서식지 나무를 벌목했는데,

고작 1km 떨어진 곳으로 이사온 겁니다.

(기자) 백로 서식지를 없앤 자리입니다. 땜질식 처방이 결국 인근 공장의 또 다른 피해로 이어졌습니다.//

* 나주시 관계자 (음성변조) "(백로를) 임의로 포획하거나 살처분 할 수는 없어요. (방법은) 번식기 전에 나무를 가지치기를 한다든지 아니면 조류 퇴치기를 설치한다든지.."

하지만 서식지를 없애도 주변으로 옮겨가기 때문에 애꿏은 나무만 희생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겁니다.

때문에 최근 전주시 사례처럼 벌목 대신 백로공원을 조성해

아파트와 서식지간 거리를 확보하는 공생 정책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 성하철 / 전남대학교 생물학과 교수 "사람들한테 좀 이격이 돼 있는 장소로 유도를 하는 방법이 제일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절한 대체 서식지를 찾아가지고 백로가 와가지고 정착할 수 있게끔.."

MBC 뉴스 박승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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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환
박승환 psh0904@kjmbc.co.kr

방송본부 뉴스팀 사회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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