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남지역 학생들이 중앙아시아를 돌며 독서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강제이주의 아픔을 간직한 고려인 동포들과도 만나 따뜻한 위로와 봉사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윤소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흥겨운 트로트 가락이 울려 퍼지자, 조용하던 요양원이 금세 활기를 띱니다.
어르신들은 손주를 맞이한 듯 학생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이어지는 그리운 고향의 노래, '아리랑', 익숙한 노랫말을 하나둘 따라 부릅니다.
* 신유딧/전남예술고
"디아스포라(강제이주민)로 힘들었던 어르신들을 생각하면서 대한에 대해 그리운 마음이나 애틋한 마음들을 제가 대신 전달하고자 했던 것 같아요."
아리랑요양원은 강제이주를 겪은 고려인 1세대와 홀로 사는 동포 어르신들이 편안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2010년부터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보금자리입니다.
(기자)
"전남독서인문학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동포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커튼을 손빨래해 따뜻한 햇살 아래 널어두고,
말벗이 되어 어르신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 배혜성/영암고
"작은 봉사지만 이제 어르신들이 더 깨끗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저희가 도운 점이 정말 의미 있는 봉사라고 생각했습니다."
허전했던 요양원 담벼락에는 학생들의 손으로 그리운 고국을 상징하는 무궁화가 피어납니다.
* 이여울/해남고
"우즈베키스탄을 대표하는 꽃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꽃을 그리고, 그 위에 있는 국가 이름 같은 것도 반대 언어로 적어서 그런 화합을 좀 더 강조하고자 했어요."
고려인의 이름으로 말도 문화도 다른 낯선 땅에 뿌리 내려야 했던 삶.
학생들의 따뜻한 마음에 어르신은 끝내 눈시울을 붉힙니다.
* 니가이 마르타/고려인 1.5세대
"엄마랑 그렇게 불쌍하게 (살아서) 눈물나요. 우리 이제서 잘 먹고 음식이나 다 힘든 게 없어요."
학생들은 수업에서 배운 과거 역사가 지금도 살아 숨 쉬는 가슴 아픈 이야기라는 사실을 알아갑니다.
* 김도윤/무안 백제고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이 문구를 되게 인상 깊게 봤었는데요. 그래서 그 문구를 보고 고려인 분들도 저희의 역사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하고 한 민족으로 인식하고 살아갈 것 같아요."
17만 2천 명.
1937년 소련의 강제이주 정책으로 중앙아시아에 정착한 고려인의 규모입니다.
교과서 속 숫자로만 남아 있던 역사는 학생들에게 한 사람 한 사람이 간직한 이야기로 다가왔습니다.
MBC뉴스 윤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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