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한 사건이 경찰 단계에서 방치된 채 5년 넘게 묻혀 있었습니다.
경찰 수사 시스템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드러난 건데요.
사건이 사라진 동안 경찰도, 검찰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박현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5년 동안 미해결 상태로 방치된 사건 두 건이 발견되면서, 여수경찰서가 발칵 뒤집힌 건 지난달이었습니다.
두 사건 모두 지난 2021년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한, 사기와 업무상 횡령 건이었습니다.
취재 결과, 두 사건의 담당 수사관은 동일인이었습니다.
(기자)
"사실이 알려진 뒤 해당 경찰은 수사에서 배제돼 관내 한 파출소로 발령받았습니다."
해당 수사관이 내놓은 공식 소명은 황당했습니다.
서류 보관함에 문서가 많아 까맣게 잊었다는 것,
취재진의 질문에도 묵묵부답이었습니다.
* 기자 - 담당 수사관
"'소명서는 제출하셨는데 왜 그게 안 된 거예요?' … '보완수사 요구가 됐는데 문건이 발견이 안 된 이유는 뭐예요?' 죄송합니다."
묻혀있던 사건이 이제야 드러난 건 당시 형사사법정보시스템, 즉 킥스의 허점 때문이었습니다.
당시에는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 여부가 자동으로 연동되지 않아 담당자가 직접 입력해야 했는데,
담당 수사관의 입력 누락으로 해당 사건이 경찰의 사건 관리 대상에서 빠져버린 겁니다.
감찰에 착수한 여수경찰서는 해당 수사관이 고의로 사건을 방치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또 당시 담당 팀장 등을 상대로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들여다볼 계획입니다.
* 여수경찰서 청문감사인권관
"전남경찰청에서 사실관계 진상(조사) 요청이 내려와서… 그 당시 (사건) 방치 여부에 대해서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인데 시작하는 단계라서 구체적으로는 답변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사례가 여수뿐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순천, 완도경찰서 등에서까지 보완수사 누락 사례가 잇따라 확인되면서 킥스 시스템 보완 과정에서 전국적으로 계속 드러날 가능성이 큽니다.
검찰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해놓고도 실제 수사 여부나 사건 처리에 대해 5년 동안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원인과 대책을 묻는 취재진에게 "실태 점검을 진행 중이며, 향후 법률에 따라 조치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전달해 왔습니다.//
MBC 뉴스 박현주 입니다.
Copyright © Gwangj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