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화 폭탄에 직장 협박까지…스토킹범은 '현직 해경'

박현주 기자 입력 2026-08-27 14:50:25 수정 2026-08-27 18:29:01 조회수 118

(앵커)
헤어진 연인에게 하루 100통이 넘는 전화를 걸고 직장까지 찾아가 협박한 현직 해양경찰관이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공무원 신분을 잃을 수 있다는 이유였는데, 피해자는 극심한 트라우마 속에 일상마저 무너지고 있습니다.

박현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하루에만 100여 통이나 쏟아진 전화 폭탄.

연락을 받지 않으면 차 경적을 시끄럽게 울리겠다거나 심한 욕설이 담긴 문자도 이어집니다.

30대 A씨를 극심한 공포로 몰아넣은 사람은 한때 연인이었던 20대 김 모 씨였습니다.

* 피해자 A씨(음성변조)
"안 나오면 옆에 지나가는 직원한테 물어보겠다. 그리고 클락션 울리겠다. 엄청 화가 나 있었어요. 이제 핸들도 내리치고 클락션을 계속 내리쳤어요. 연락을 받으라는 목적이었어요."

두 사람은 2년 전 데이트 앱을 통해 만났습니다.

하지만 김 씨의 폭력적인 행동에 위협을 느낀 A씨가 교제 반년 만에 결별을 통보하자, 집요한 스토킹이 시작됐습니다.

* 피해자 A씨(음성변조)
"집 문 앞에 뭘 두고 가거나 부모님 차에 뭘 두고 가거나… 언제 어디서나 지켜볼 수 있다, 지켜보고 있다, 찾아올 수 있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넉 달 동안이나 괴롭힘을 이어간 가해자 김 씨의 정체는 해양경찰이었습니다.

김 씨는 동료 경찰을 통하는가 하면, 경찰 업무용 휴대전화까지 동원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습니다.

특히 직장까지 찾아오는 스토킹 탓에 피해자는 원치 않는 사생활이 알려질까 극도의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결국 A씨는 접근금지 신청에 이어 지난해 5월에는 김 씨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법원은 김 씨의 반복된 접근과 연락으로 피해자가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고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선고된 형량은 벌금 90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극심한 청년실업난 속에서 김씨가 오랜 노력 끝에 경찰시험에 합격했고,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사처벌이 내려지면 경찰공무원 신분을 잃을 수 있다는 게 판결 이유였습니다.//

(기자)
"여수해양경찰서는 최근 김 씨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었지만 징계 수위는 개인정보라며 밝히지 않았습니다."

가해자가 신분을 유지하는 사이 반복된 스토킹으로 일상까지 무너져버렸다는 피해자 A씨,

극심한 트라우마 속에 직장을 그만둘 고민까지 하고 있습니다.

* 피해자 A씨(음성변조)
"해코지 당할 것 같다 생각도 들고. 그런 생각이 들면서도 누가 알아주면 좋겠다… 저는 이제 이 일을 못할 것 같은데 그 사람은 잘 살겠구나. 그런 사람은 경찰이 되면 안 되죠."

MBC 뉴스 박현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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