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950년 초 통영에 머물며 대표작들을 남긴 이중섭 화가의 작품을 재현한 조형물이 통영 시내에서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훌륭한 관광자원을 보전하기는커녕,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 위해 페수처리시설 내 마당에 방치하고 있습니다.
MBC경남 김태석 기자입니다.
(기자)
통영 강구안.
우리나라 근대 대표 화가인 이중섭 선생이 1952년부터 1954년 봄까지 2년여 동안 살았던 곳입니다.
나전칠기 기술원 양성소 강사 등을 하며 '흰 소', '달과 까마귀' 등 대표작을 남겼고, 유치환, 김춘수, 전혁림 등과 어울렸습니다.
2013년 4월, 이곳에 프랑스 환경조각 그룹인 '아트북 컬렉티브'는 선생의 작품인 '물고기와 노는 세 아이'에 착안해 높이 4m의 물고기 조형물을 만들었습니다.
특히 물고기 비늘은 당시 인근 식당들이 기증한 밥그릇 뚜껑을 재료로 삼아 지역민들에게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 윤미숙 / 전 푸른통영21 사무국장, 조형물 설치작업 참여
"2천만 원으로 제작을 다 했어요. 아마 지금 그렇게 제작을 하면, 이 분들의 퀄러티도 있고 해서, 2억 이상은 들 거라고 봅니다"
이후 조형물은 통영 속 이중섭을 되새기는 소중한 관광자원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7월 강구안 전선 지중화 공사 과정에서 조형물이 전봇대와 함께 철거됐습니다.
* 통영시 관계자
"관광객들이나 주민들이 많이 다니는 골목 입구이기 때문에, 보행의 문제도 있고 안전상의 문제도 있고.."
조형물을 옮겨 놓은 곳은 통영시 공공폐수처리시설 내 마당.
실외 땅바닥에 눕혀진 채로 사실상 방치되고 있습니다.
통영 세자트라숲 공원으로 이전하기 전에 임시 보관 중인 겁니다.
강구안에서 4km나 떨어진, 이중섭과는 전혀 관계없는 곳으로 조형물을 옮긴다는 소식에, 설치 작업에 참여한 이들은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 유용문 / 통영오광대보존회 이사장, 조형물 설치작업 참여
"이 조형물이 가지고 있는 상징적 의미가 있기 때문에, 무형 문화재로서 가치가 충분하기 때문에, 여기에 당연히 설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MBC의 취재가 시작되자 통영시는 강석주 시장의 지시에 따라 기존의 방침을 바꿔 강구안 등에 재설치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태석입니다.
Copyright © Gwangj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