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안동]에어컨 없던 옛날, 선조들의 피서법은?

김경철 기자 입력 2026-09-07 08:40:16 수정 2026-09-08 08:36:05 조회수 31

(앵커)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졌다지만, 아직 한낮에는 덥죠.

옛 풍습에 여름철 큰 농사일을 마친 뒤 마을 사람들과 모여 함께 피로를 씻어내던 '풋굿'이라고 있었는데요.

한국국학진흥원이 소장 유물을 통해 풋굿을 비롯한 옛 선조들의 다채로운 피서 문화와 휴식의 지혜를 공개했습니다.

안동문화방송, 김경철 기자입니다.

(기자)
신명나는 풍물 소리가 장내에 울려 퍼지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판 위로 힘차게 떡메가 내리꽂힙니다.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팔씨름 판 주변으로는 마을 주민들의 우렁찬 환호성이 터져 나옵니다.

농번기 고된 일을 한고비 넘긴 뒤, 마을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피로를 씻어내던 '풋굿', 이른바 '호미씻이' 현장입니다.

* 권기식 / 안동풋굿보존회장 (지난 2019년)
"주민들의 화합잔치입니다. 모여서 하루 정도 먹고 놀면서 일 년 풍년농사를 기원하면서 재충전하며 가을걷이 하는 축제입니다."

일터에서 벗어나 잠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건 농민들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옛사람들의 여름철 휴식 문화가 담긴 소장 유물을 공개했는데, 신라시대와 조선시대에도 제도화된 휴일과 휴가가 있었던 걸로 나타났습니다.

* 한승일 / 한국국학진흥원 연구위원
"(조선시대에) 급하게 몸이 아프거나 출산을 했을 때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제도화된 방법이 하나가 있었고, 일반 선비들 같은 경우에는 책을 읽거나 마을 공동체에 가서 같이 쉼을 얻는 방법도 있었습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선비들은 독서에 집중하며 더위를 잊었습니다.

[CG1] 일제강점기 선비 남붕의 『해주일록』에는 중복의 극심한 더위 속에서도 베개에 기대지 않은 채 새벽부터 책을 외우고 시를 읽으며 피서를 했다는 내용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CG2] 학문에 힘쓰던 선비들도 때로는 서당 밖으로 나와, 호미씻이 잔치를 벌인 마을 주민들과 술과 음식을 나누며 한데 어울렸습니다./

* 한승일 / 한국국학진흥원 연구위원
"호미를 씻어서 걸어놓고, 그 행위 자체가 자기의 노동으로부터 벗어난다는 의미가 있을 테고요. 그 이후에는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음식을 나누고..."

고단한 일상과 무더위 속에서도 삶의 여유를 찾으려 했던 선조들의 슬기로운 피서법이 오늘날 다시금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경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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