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흑산도 홍어잡이 어민들이 바닷속에 쌓인 폐그물 때문에 조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홍어를 잡으려고 낚싯줄을 내리면 고기보다 폐그물이 먼저 걸려 올라올 정도라고 하는데요.
이정호 기자가 흑산도 조업 현장을 직접 다녀왔습니다.
(기자)
신안군 흑산도 앞바다.
홍어잡이 배가 바다에 늘어뜨린 낚싯줄을 끌어 올립니다.
그런데 낚싯바늘에 걸려 올라온 건 홍어가 아닌 또 다른 그물더미.
바다 아래 가라앉아 있던 폐어구들입니다.
갑판 한쪽에는 이렇게 건져 올린 폐그물이 자루마다 가득 쌓였습니다.
(기자)
"지금 보시는 이만큼이 배 한 척이 이틀 동안 건져올린 폐어구의 양입니다. 한 자루에 30kg 가량인데, 이게 30자루 가까이 됩니다"
무게로 따지면 1톤에 육박합니다.
홍어를 잡아야 할 낚싯바늘 폐그물이 걸리는 일이 반복되면서 조업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흑산도 홍어잡이는 이같은 '침적 쓰레기'에 더욱 취약합니다.
미끼없이 여러 개의 바늘을 바닷속에 길게 늘어뜨린 뒤, 바닥을 지나는 홍어를 잡는 '주낙' 방식으로 조업하기 때문입니다.
바닥에 폐그물이 깔려 있으면 낚싯줄과 바늘이 그대로 엉킬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바닷속에 가라앉은 쓰레기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겁니다.
[반투명] 전국에서 수거된 침적 폐기물은 지난 2021년 1만 8944톤에서 지난해 2만 7167톤으로, 4년 만에 43.4% 증가했습니다.//
현장 어민들은 조업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유실되는 어구도 있지만, 일부 어선이 폐그물과 어구를 바다에 버리는 경우도 여전하다고 말합니다.
* 이상수 흑산홍어연승협회장
"폐어구·그물을 무작정 바다에다 투하를 하다 보니까 이게 바다에 온통 바닥에 깔려있다가 저희들이 조업하는 낚시에 걸려올라오는 거에요"
조업을 마친 배에 부피가 큰 폐어구까지 싣고 돌아오는 것보다 바다에 버리는게 더 편하고 비용도 덜 든다는 계산 때문입니다.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는 폐어구 수매사업과 어구보증금제 등을 통해 회수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다에서 건져 올리는 것부터 육지로 가져오는 과정까지 현실적인 한계가 적지 않습니다.
* 조성룡 신안수협 흑산지점장
"소형도 있지만 대형 쓰레기들도 있습니다. 실제로 배에서 양망하기도 어렵고, 또한 거기에 있는 생선들이 많이 부패하다보면 악취문제도 있고 그래서 다 가져오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거한 폐어구를 처리할 예산과 인력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
홍어를 잡으러 나간 배가 폐그물까지 건져와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어민들의 조업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정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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