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계절노동자들을 상대로 임금을 강제 공제하고 여권을 빼앗는 등 심각한 인권 침해를 저지른 브로커가 경찰에 고소당했습니다.
앞서 지자체 인력 송출 과정에서도 논란이 되었던 인물인데, 제도의 허점을 틈타 노동력 착취를 이어갔습니다.
박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에 온 필리핀 계절노동자가 작성한 동의서입니다.
3개월 동안 매달 급여에서 75만원 씩 비용을 공제하는 데 동의한다는 내용입니다.
이후에는 급여의 20%를 공제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
실제 급여에서 매달 75만 원씩 특정 인물의 계좌로 빠져나간 내역도 확인됐습니다. //
임금 공제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피해 노동자들은 브로커가 여권까지 빼앗아 보관했고, 사업장을 이탈하면 얼굴과 신상을 SNS에 공개하며 압박했다고 주장합니다.
해남 고구마 농장에서 일한 3명을 비롯해 안성과 부여 등에서 50대 한국인 브로커 홍 모 씨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필리핀 계절근로자는 모두 8명.
* 고기복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대표/피해자 대독
"그(브로커)는 항공권과 기타 경비를 충당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에게서 돈을 빌려야 한다고 강요했습니다."
알고 보니 홍 씨는 최근 파주시 외국인 계절노동자들에게 오리걸음과 팔굽혀펴기를 강요하는 등 인권침해 논란이 불거졌던 인물이었습니다.
필리핀 소재 항공사 승무원 출신으로 알려진 홍씨는 현지 인력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전국 지자체를 접촉하며 계절근로자 채용에 관여해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 해남군청 관계자/음성변조
"저희도 이제 그분을 부여군청 통해서 연락처랑 받았었어요, 그래서 (필리핀과) MOU도 체결했었고.."
현재까지 전국에서 홍 씨와 관련해 정부로부터 인신매매 피해자로 인정받은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15명에 이릅니다.
홍 씨는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있습니다.
* 브로커 홍 씨/음성변조
"예전에 제가 이것 때문에 전남경찰청하고 조사를 다 받았어요. 아무 혐의가 없다 이렇게 결론을 냈거든요."
이주노동자 지원단체는 착취를 목적으로 한 기만이나 유인 등이 인신매매에 해당하는데도, 가해자를 직접 처벌할 근거가 없어 한계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 고기복/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대표
"이분들이 하는 행위들이 기만, 유인, 이런 착취 목적으로 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인신매매 범위이거든요. 우리나라 인신매매방지법이 이런 처벌 조항이 없다 보니까.."
(기자)
이들은 브로커를 노동력 착취와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가운데, 경찰은 고소장 내용을 검토한 뒤 수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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