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정

바닷물 유입 알고도 안 알렸다..추수 앞둔 벼 '염해'

이정호 기자 입력 2026-09-18 17:43:11 수정 2026-09-19 17:20:52 조회수 42

(앵커)
장흥의 한 간척농지에서 추수를 앞둔 벼가 말라 죽거나 낱알이 제대로 맺히지 않는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농민들이 평소 사용하던 저류지에 바닷물이 유입된 사실을 모르고 물을 논에 댔다가 염해를 입은 건데요.

농어촌공사는 해당 저류지가 농업용수 공급시설이 아니어서 알릴 의무가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이정호 기자입니다.

(기자)
장흥군의 한 간척농지.

추석 이후 수확을 앞두고 있던 논 곳곳의 벼가 누렇게 말라 있습니다.

낱알이 제대로 맺히지 않은 벼도 많습니다.

(기자)
"가까이서 살펴보니 제대로 된 나락을 맺은 벼가 없다시피 합니다. 밀려든 바닷물에 염해를 입은 겁니다"

문제가 된 건 간척농지와 바다 사이에 있는 저류지였습니다.

이곳에 바닷물이 유입된 사실을 모른 채 물을 끌어다 논에 댄 농민들에게 피해가 집중됐습니다.

* 이운용 장흥군 회진면
"저류지에 바닷물이 들어와서, 그걸 (논에) 양수를 하다보니까 거기 다 피해를 입은 겁니다."

'통CG' 진목리 간척농지는 대부분 덕촌저수지에서 농업용수를 공급받습니다.

하지만 저수지에서 먼 말단부까지 물이 충분히 닿지 않는 경우가 있다보니 일부 농민들은 매년 저류지의 물을 끌어다 사용해왔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가뭄으로 저류지 수위가 낮아지면서 바닷물이 역류했다는 게 농어촌공사의 설명입니다.//

문제는 바닷물이 들어온 사실을 농민들이 알지 못했다는 겁니다.

농어촌공사가 저류지에서 측정한 염도는 지난 6월과 8월, 9월 세 차례에 걸쳐 7천ppm을 넘었습니다.

통상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한계치로 보는 2천 8백ppm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준입니다.

농어촌공사 측은 이 저류지가 애초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만든 곳이 아니고, 염도 상승 사실을 농민들에게 알릴 의무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공사도 일부 농민들이 매년 이곳의 물을 농업용수로 사용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습니다.

농민들은 염도가 높아진 사실을 미리 알렸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 오세춘 / 장흥군 회진면 진목리
"(바닷물 유입을) 얘기해 준 적도 없고 저희도 알 수가 없었으니까 저 물을 논에다 댔겠죠. 전혀 바닷물이라는 생각을 못하고, 평상시에 저 물로 농사를 지었기 때문에.."

농민들이 저류지 물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는 농업용수 공급 문제도 있었습니다.

농어촌공사도 이같은 문제를 인정하고, 추가 양수장 설치 등 용수 공급체계를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 이주형 한국농어촌공사 장흥지사 부장
"양수장 시설을 하나 더 설치할 계획이고 장기적으로는 말단부까지 급수할 수 있는 용수공급 체계를 만들려고 합니다"

농어촌공사가 자체 조사에 나선 가운데, 피해 농민들은 정확한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정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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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호 jh@mokp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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