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수의 한 사업장에서 고용주가 이주노동자들이 거주하는 숙소의 전기와 가스, 수도를 강제로 차단하고 무단 이탈로 신고하는 등 갈등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과 금품 요구를 주장하는 반면, 고용주 측은 손실에 따른 반박 입장을 보이고 있어 노동당국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박현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여성이 가위로 가스통에 연결된 호스를 잘라냅니다.
잠시 뒤엔 대문 옆 계량기로 가 전기까지 차단합니다.
고용주 부부가 이주노동자들이 살던 숙소에 전기와 가스, 수도를 모두 끊어버린 겁니다.
* 고용주
"너희는 이미 잘렸어 XX들아!"
이 사업장에선 베트남 국적 이주노동자 5명이 짧게는 두 달, 길게는 2년 동안 일했습니다.
이들은 휴일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채 하루에 20시간 가까이 일하기도 했다고 주장합니다.
* A씨 / 베트남 국적 이주노동자
"보통 새벽 2~3시에 출근하고 일찍 끝나면 (오후) 6시쯤, 보통은 밤 9, 10시에 끝납니다. 어떤 때는 36시간까지 계속 일한 적도 있습니다."
갈등이 극에 달한 건 이달초.
고용주가 진도로 조업을 나간 노동자들을 현지에 남겨둔 채 먼저 여수로 돌아간 뒤,
오히려 이들이 사업장을 무단으로 벗어났다며 이탈신고까지 했다는 게 노동자 측 주장입니다.
더는 버틸 수 없어 일터를 옮기겠다고 하자 고용주가 사업장 변경에 동의해 주는 대가로 1인당 500만 원을 내놓으라고 했다는 겁니다.
* 이소아 / 변호사
"그 500만원. 사업장 변경을 하는 부분에 있어서 사용자가 500만 원을 요구한 부분과 관련해서는 공갈미수에 해당한다."
인권단체는 고용주의 이탈신고가 노동자들을 압박하고 통제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사업장 전수조사와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습니다.
* 광주전남 이주노동자 인권네트워크
"고용노동부 여수지청은 이주노동자 고용 사업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즉각 실시하라! 실시하라! 실시하라!"
반면 고용주 측은 노동자들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아 큰 손해를 입었다며
사업장 변경을 대가로 금전을 요구한 적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 고용주 김 모 씨
"오죽하면 대목인데 배를 달아놓고 내가 이러고 있겠어요, 지금. (고용노동부 면담에서) 500만 원 달라고 안 했어요. 100만 원씩 걷어서 준다고 하더라고. 그물값, 손실값…"
고용노동부 여수지청은 노동자들의 진정을 접수해 임금 미지급과 휴일 미보장 등 노동관계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박현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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