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순사건 78주기 추념식이 오늘(19) 순천에서 엄수됐습니다.
올해는 역대 정부 가운데 처음으로 대통령이 공식 추념사를 내고 국가 폭력에 대한 책임과 명예 회복을 약속했습니다.
김하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고 박찬길 검사의 아들 박경진 씨가 단상 위에 섰습니다.
1948년 10월, 14연대 군인들이 순천을 점령했을 때 인민재판장을 지냈다는 이유로 총살을 당한 고 박찬길 검사.
78년이 지나서야 억울한 누명을 벗고 지난 4월 여순사건 희생자로 공식 인정됐습니다.
평생 '아버지' 한 번 불러본 적 없던 박 씨는 이제서야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이름 석 자를 목놓아 외쳐봅니다.
*박경진 / 고 박찬길 검사 아들 "오늘 저는 두 분의 이름을 세상 앞에 당당히 불러 봅니다. 아버지 박찬길, 할아버지 박인서. 두 분은 죄인이 아니셨습니다. 억울한 역사의 희생자이십니다."
박 씨처럼 오랜 세월 침묵을 강요당했던 여순사건 희생자 유족과 시민 800여 명은 추념식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습니다.
(기자) "사건 발발 78년이 지났지만 희생자 유가족들의 한과 상처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유족들은 이번 78주기 추념식에서도 진상조사와 온전한 명예 회복을 촉구했습니다."
*성재수 / 여순10·19항쟁유족총연합회 상임대표 "78년이란 기간은 충분히 오래 기다렸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이 답해야 합니다. 아직 신고하지 못한 희생자와 유족들에게도 다시 한번 국가가 문을 열어주어야 합니다."
추념식에 참석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대통령 추념사를 대독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희생자들과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국정과제로 채택한 진상 규명과 명예 회복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윤호중 / 행정안전부 장관 (이재명 대통령 추념사 대독) "법이 정한 활동 기간 안에 진상조사를 마치고 진상조사보고서를 완성하여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를 온전히 회복하겠습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역시 내년 4월 국가 차원의 첫 진상조사보고서 완성을 앞두고 미신고 희생자 발굴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박경진 씨가 아버지의 이름을 부르기까지 걸린 시간은 78년.
아직 불리지 못한 이름들을 이제 국가가 불러줘야 할 때입니다.
MBC뉴스 김하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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