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희망곡

정오의 희망곡

12시 00분

사연과 신청곡

비우기

지금 비우는 중입니다.
뭘요?
냉장고요.
다섯식구 많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집에는 달랑 남편과 저 우리 부부 둘 뿐입니다.
남편이 그러네요.
냉장고 좀 비우자고.
내친김에 그러자고 했습니다.
뭘 만들어 먹기보다는 있는것들 비우자고
그래서 요즘 냉동실에 있는 것들 열심히 비우는 중입니다.
봉지 봉지 무에 그리도 많은지
어젯밤에는 카레를 해 먹었습니다.
냉동실에 카레를 해 먹겠다고 넣어둔 돼지고기를 발견했어요.
딸내미가 치아교정중이라서 카레 한동안 꿈도 못 꿨는데 딸은 부재중
딱 좋았습니다.
오늘은 또 봉지를 뒤지니 얼린 생고등어가 잡혔습니다.
김장김치와 지져서 먹었더니 일품
글쎄 이정도라면 아이들이 돌아오기전에 다 비울 수 있을듯
언제 샀는지 까마득한 물건도 더러 있네요.
이참에 제대로 비우기 할 수 있을듯 싶네요.
냉동실 다 비워도 채우지 않을 생각입니다.
너무 많이 꽉 채워두고 살고 있더라구요.
생각보다 많은 자질구레한 것들이 가득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채우기보다 비우기를 더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잘 비울수 있겠죠?
열심히 비우는데 그 비움으로 인해 제가 채워지면 어쩌죠?



*정말로 간만에 들어온 정희입니다.그동안 홈피 들어오기까지 참 어려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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