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희망곡

정오의 희망곡

12시 00분

사연과 신청곡

우울증치료를 받고

두 아이를 출산하고 산후 우울증이 있었어요. 견뎌보려고 집에서 할 수 있는 생산적인 일들을 해보기 시작했죠.
아이들 옷도 직접 만들어 보고 비누도 만들어보고  베이킹도 독학하면서 잘 이겨내고 있는줄 알았어요.
그런데 어느날부터인가 끈이 잘린 꼭두각시 인형처럼 몸이 축 늘어지기 시작했어요.
이유를 알 수없는 어지럼증과 각종 스트레스와 연관된 잔병치레들이 늘면서 모든것에 의욕을 잃게되었어요.
그러다 사랑 스러운 두 아이들이 미워 보이기 시작하고 아이들이 들어선 안되는 말까지 나도 모르게 뱉어버리고 있는걸 알게되었어요.
이러다 정말 큰일나겠다 싶어서 남편에게 조심스럽게 말했어요.
아무래도 우울증 상담을 받아봐야겠다고 나도 내가 무섭다구요.
남편은 꼬옥 안아주면서 잘 생각했다고 꼭 상담받아보자고 하더군요.
병원을 방문해서 상담하는동안 정말 많이 울었어요.
별말 하지 않았는데도 눈물이 막 쏟아져서  당황스러울 정도였죠.
우울증 진단을 받고 약을처방받아 나오니 남편은 충격받은 얼굴이였어요.
정말 이정도일줄은 몰랐다고 미안해 하더라구요.
처방 받은 약을 먹으면 잠이 많이 왔어요.
잠을 자는동안 육아와 집안일은 남편이 도맡아 해주었죠.
아이들 등원시키고 혼자서 집에있을때 멍하니 있는 내가 걱정되어 수시로 집에 들어와 꼬옥 안아줬어요.
덕분에 잠도 많이 자고 안정되고 나니 아이들이 다시 예뻐보이고 나를 위해 애써준 남편이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행여나 잘못될까봐 나를 잃을까봐 많이 무서웠다는 남편이 너무 고마웠어요.
지금은 예전에 왜그랬을까 싶을정도로 기분이 많이 좋아졌어요. 아이들이 싸우거나 울거나 사고를 쳐도 마냥 예뻐보이구요.
모든게 다 가족들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가 아프다고 하니 누워있는 내옆에 가만히 누워잠든 아이들 모습이 아직도 떠올라요.
우울증은 그냥 견디면 되는거라고 다들 생각하죠. 누구나 있는거라고 유난떨지 말라고 하는 사람도 있어요.
아니예요. 내 삶의 질을 위해서 그리고 가족을 위해서 치료해야 하는 병이에요.
나는 문제가 있는게 아니였어요. 병에 걸린거였고 이젠 이겨냈어요.
스스로 가 아픈걸 알면서도 참고있는 모든 엄마들에게 꼭!! 치료를 받으시라고 권하고 싶어요.
 
밝은 노래 듣고 싶네요 ^^  파파야의 스마일스마일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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