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희망곡

정오의 희망곡

12시 00분

사연과 신청곡

위로 받고 싶어요~!

지금 많이 우울합니다.
아무리 달래려고 해도 자꾸만 울음이 터질것 같아 위로받고 싶어 이 글을 씁니다.
마음만 초조하고 견딜수가 없네요.
어제 친정엄마에게 저지른 잘못 때문입니다.

엄마는 일년 중 반정도의 시간을 병원에서 보내시다시피 합니다.
노인이 앓고 있는 질환은 대부분 다 앓고 계시는 엄마가 지난 주에 대장암 수술을 하셨어요.
어제는 그간 엄마 수술로 인해 긴장 했던 마음이 풀려서인지 감기기운을 심하게 앓았어요.
엄마가 잠이 드신 것을 보고 잠시 잠이 들었다가 엄마의 비명소리에 깨어보니 어휴~ 난리가 났더군요.
소변주머니로부터 온갖 것들을 달고 차고 계신 엄마가 침대에서 혼자 내려와서 제 곁에 넘어져 계시는 겁니다.
저는 그 사이를 못 참고 침대에서 내려와서 이 소동을 벌이나! 생각하니 엄마가 마구 미웠습니다.
여기저기 꼬인 주사줄들을 풀어서 다시 침대로 엄마를 놉혀드리고 왜 밑으로 내려왔느냐고 소리를 지르고 말았어요.
저를 부르시면 될텐데 왜 혼자 내려와서 이 난리냐, 그러다가 정말 다시 다리라도 부러지면 어쩌느냐....
하지만 울 엄마 아무말도 하지않고 울기만 하셨어요.
한참을 그러다가 문득 제 눈에 들어온것이 있었어요.
조그마한 담요였어요.
수술 후 자꾸만 춥다고 하셔서 집에서 가져온 담요를 겹쳐 덮어드렸는데 그 담요가 제가 누워있었던 소파에 있는 겁니다.
울 엄마 잠든 제가 자꾸 콜록거리자 따뚯하게 덮어주시려고 자신의 처지도 잊고 내려오셨나봐요.
울 엄마 치매중상이 있으셔서 다른 생각없이 본능적으로 자식 담요 덮어줄 욕심에 내려오셨나봐요.
그 마음 몰라주고 소리만 지르는 자식이 야속하셔서 우셨나봐요.
엄마를 끌어안았어요.
그리고 둘이 울고 말았습니다.

어렸을 적 부터 늘 아프기만 하셔서 저를 힘들게만 했던 우리 엄마.
하지만 그 엄마를 다른 분 손에 맡기기 싫어 집으로 병원으로 모시고 다니는데 , 그 힘없고 저하나만 의지하시는 울 엄마에게 소리를 지르고 마음을 아프게 했으니 저 어떡해요?
시간이 지나면 치유된다지만 이러다 울 엄마 가셔버리기나하면 전 어떡한다지요?
앞으로 항암치료도 힘들것 같다고 선생님은 말씀하셨는데....
이러다 정말 엄마를 놓쳐버리기라도 하면 저 남은 시간들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괜한 걱정을 미리 하는 줄 알면서도 마음이 편하지가 않습니다.

엄마에게 더 잘할거라는 말도 못하겠어요.
너무 미안하고 염치없어서
정신없으시면서도 자식이라고 위해주려고 벌인 일이신데....
자식이 아무리 한들 부모마음 따라갈수 있을까요?

엄마, 내가 다 잘못했어요.
얼른 나으셔요.
차도 태워드리고 맛난 것도 많이 사드릴게요.
밖에만 나가자고 하면 엄마 아이처럼 좋아하시잖아요!
나아, 엄마 하나도 안 미워요, 에미가 싫으면 버리라고 하셨는데 나아, 엄마 하나도 안 싫어요.
다름 생애에도 우리 모녀지간으로 다시 만나요.
엄마가 날 낳아주지 않았으면 내가 사랑하는 남편과 두 딸들을 어디서 만날 수 있었겠어요?
지금보다 내가 더 잘할게요.
제발 부탁인데 오래오래만 제 곁에 계셔주셔요~
엄마만큼은 못해도 저 엄마 많이 사랑합니다

엄마와 듣고 싶어요.
신청곡 양희은 // 엄마가 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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