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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노을 빛 (송년시)
가거라! 이제 갈 때가 되었느니
새벽길 여명을 밝혀
한 때는 찬란했던 을유년이여 가거라!
저무는 노을 빛
뜬 구름 같은 인생도 흐르거니
쉼 없는 세월의 강물 따라 가거라!
들숨 날숨 가쁜 숨 들이쉬며
삼백예순 다섯 날을 용케도 달려 왔나니
차곡차곡 쌓여진 흔적 그대로 가거라!
태초 아득한 옛날부터 어느 날인가 돌아올
먼 미래를 잇는 찰나적 오늘이거니
흐르고 흘러 돌고 도는 물레방아처럼 가거라!
비워야 채워지고
떨어져야 돋나니
한 점 미련 없이 가거라!
허허벌판에 눈보라 휘몰아치더라도
괴롭고 슬픈 사연일랑 몽땅 보내야하나니
제야의 종소리와 함께 가거라! 떠나 가거라!
오! 이제 노을 빛 속으로 낡은 해 저무나니
힌 눈 쌓인 산 너머 동편하늘에
눈부시게 밝아오는 병술년 태양을 맞이할 일이다.
아! 낡은 해가 가고 해맑은 새해가 용트림하나니
카오스의 거짓이 가고 참 세상을 노래하는
푸르게 빛나는 날을 맞이할 일이다.
푸른 산 맑은 물
황금붕어 치오르는 황룡강
짙푸름에 청량한 제봉산의 해오름을 볼 일이다.
먼 하늘의 새벽 별이 가슴에 파고드나니
속 터지는 시커먼 탐욕의 암 덩어리를 부수고
성공한 불행보다 행복해 성공할 일이다.
폭설에 찢겨진 비닐하우스에서도 딸기는 자라나니
늙은 농부의 부르튼 손에 다시 괭이를 들려다오
힘들어도 힘들지 않는 새해 새날이여 어서 오거라!
글쓴이 : 장성군 서삼면장 笑泉 김재선
017-609-3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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