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현의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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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여행...=> 뻥이요~~~~~

"뻥이요... 뻥~~~~~~"
구~수~한 뻥튀기 냄새가 집안 한가득 들어옵니다.
오늘도 뻥튀기 할아버지는 군복바지에 낡은 티셔츠,모자를 눌러쓴 매일 똑같은 옷차림으로 땀을 뻘뻘 흘리시며 뻥튀기 튀기시기에 여념이 없으십니다.
옆에서는 검은 비닐봉지에 쌀이며 콩,떡,강냉이를 가지고 오신 아주머니들이 순서를 기다리시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계시지요...
5월달로 기억이 됩니다.
미리 튀겨오신 뻥튀기를 리어카에 한아름 싣고 오전중에 어김없이 나타나셨던 할아버지..
여름 내내 할아버지는 일주일에 두세번씩 그렇게 우리 아파트 앞에 자리를 잡으시고 뻥튀기를 튀기셨습니다.
사실 요즘은 좋은 기계가 많이 나와서 리어카에서 튀기는 뻥튀기를 보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도 말입니다.
올해 여름은 무척이나 더웠습니다.
에어콘도 없이 선풍기 하나만으로 갓난쟁이 아들과 견뎌야 하는 저로선 "뻥이요"를 연신 외쳐대며 뻥,뻥 튀겨내는 그 소리가 어찌나 싫던지..
처음 며칠동안은 뻥이요 소리에 놀라 경기를 일으키는 아들땜에 그 더운 여름에 베란다 문도 쾅쾅 닫고 선풍기 하나만으로 할아버지를 무진장 원망하며 지냈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적응의 귀재(?)라 했던가요..
무슨일에 적응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인간보다 더 빠른게 있을까요..??
며칠동안 그렇게 놀라던 아들은 어느새 뻥이요 소리를 음악소리쯤으로 생각하는지 점차 무덤덤해지더라구요...
자연히 굳게 닫혔던 우리집 베란다 문도 활짝 열려지게 되고...
날씨도 화창한데 할아버지가 오실때쯤 되셨는데 안보이시면 오히려 제가 더 "왜 안오셨지" 기다려지게 되더군요...
요즘은 동네 조그만 구멍가게만 가더라도 사탕이나 과자, 군것질거리들이 한가득합니다.
피자나 햄버거,통닭 아이들의 간식거리는 수없이 많습니다.
쌀로 튀겨낸 구수한 뻥튀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찾아보기란 어렵지요..
전에는 먹지 않았던 음식들이 하나둘씩 생각이 나고 입맛이 땡기면 일부러 사서라도 해 먹고 있습니다.
저도 나이가 점점 먹어간다(?)는 뜻이겠지요...
최근 들어 70,80년대를 주름잡았던 가수들의 음악공연이 큰 호응속에 전국 순회공연을 성황리에 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여의치 않아 직접 공연을 보지는 못했지만 얼마전 TV에서 방영하길래 시청을 했습니다.
랩 못하는 가수 없고 빠른 댄스 음악에 심취되어 있는 요즘 청소년들은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중년 가수들의 정겨운 발라드 음악은 평소에 음치라 노래를 잘 부르지 않은 저를 흥얼흥얼 노래를 따라 부르게 만들었습니다.
갑자기 서늘해진 날씨 때문인지 요며칠 뻥튀기 할아버지를 볼 수 없었습니다.
다음주에라도 오시면 그동안 미뤄왔던 일을 치뤄야겠습니다.
쌀 한바가지 가지고 가서 뻥튀기 한보따리 들고 우리집에 와야겠네요^^
귀빈님 오늘 날씨에 걸맞는 정겨운 노래 하나 부탁드리면서 글을 마칩니다.

011-526-9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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