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현의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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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볕더위에 녹아든 추억

날마다 찌든 듯한 더위에 숨이 턱하니 막혀버릴듯한 요즘입니다.간간히 불어오는 산들바람이 간절히 그립고 아름드리 나무의 그늘이 마냥 고맙게 느껴지는 때입니다.무더운 여름도 자연의 순리앞에 이제 고개를 숙이겠죠.입추도 지났으니 이제 좀더 지낼만 하리라 봅니다.불볕 여름이 있어야 가을에 맛난 과실들을 만날것이니 이정도의 더위야 견딜만 하지요.
열은 열로써 다스리라고 했던가요.
이 더위에 지난 여름 더위를 견뎠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네요
작년 이맘때즘 정말이지 색다른 추억을 만들었거든요.방송국 퀴즈프로에 참여했거든요.다른 퀴즈프로그램과는 달리 명소를 직접 찾아가서 소개하고 문제를 푸는것이었어요.남편과 함께 경상북도 봉화까지 갔습니다.시원한 계곡에 들어가 발담그고 문제풀고 청량산에도 올랐습니다.난생처음 딛어보는 경상도 땅에서의 시간들은 낯선 사람들과 함께 였지만 참 신이 났습니다.모처럼 먹어보는 사찰 공양도 참 맛있었습니다.해질녘에는 비나리마을에 찾아가 감자도 캐고 고추도 땄습니다.라이트를 켜고 늦은 시간까지 촬영을 했습니다.난생처음 돌무지를 만들어 감자를 구었습니다.새끼 돼지 몰이 게임을 하는데 얼마나 재미 있었는지 모릅니다.맘대로 가주지 않는 새끼돼지를 쫒는것은 참 어려웠지만 모두들 박장대소했습니다.저녘은 마을 회관에서 주민들이 준비한걸 먹었습니다.마당에 멍석 대신 천막을 깔고 모두들 둘러 앉아 먹는데 꼭 고향에 온듯한 착각이 들었습니다.푸짐한 밥상이 고향인심을 느끼기에 충분했거든요.즉석 숯불구이에 유기농쌈 정말 대단한 맛이었습니다.식사후에는 마당에 둘러앉아 금방 쏟아질듯 초롱초롱한 별을 벗삼아 이야기꽃을 피웠지요.낯선 사람들과 살을 부대낀 사이 친구가 되어버렸습니다.일행중 나이가 많은 우리 부부는 젊은이들과 함께한 시간이 더욱 행복했습니다.뒷날은 일찍 일어나 동네를 한바퀴 산책하고 밤에 작업해두었던 돌무지에 가보았습니다.밤사이 감자가 적당히 익어있어 꺼내먹어보는 그 맛이라니.....
뒷날은 낙동강 지류에서 래프팅을 탔습니다.겁이 많아서 놀이기구란 좀체 타지 않았는데 피해갈수 없는 산이었습니다.크게 걱정할것 없다는 전문가 선생님 말씀에 용기를 내어 타긴 탔는데 급류를 탈때는 어찌나 아찔하던지 정말이지 바짝 긴장했습니다.팀웍이 중요하다는데 몇번 뒤집혀 물에 첨버벙 수영은 맥주병인터라 여러사람도움으로 배에 올랐습니다.처음엔 무척 겁이 났었는데 차츰 신이난게 래프팅이더군요.물이 무서워 주변경치에 눈도 못돌렸는데 나중에는 주변의 아름다운 산자락을 즐기는 여유도 부렸습니다.입이 귀에 걸리는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래프팅 덕분에 여름더위를 싹 잊어버렸던 지난 여름이었습니다.지금도 래프팅타면서 질렀던 함성이 귓전에 맴도는듯합니다.불볕 더위속에 더위를 잊어버렸던 행복한 1박2일의 외도였습니다.그날의 시원함을 떠올리노라니 오늘 더위도 한걸음 뒷걸음칩니다.

광주시 남구 주월동 361ㅡ19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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