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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소풍에 대한 추억
중고생 두 딸이 수학여행갈 예정이라며 행선지와 여비가 적힌 종이를
들고와서 도장을 찍어달라고 하더군요. 어제밤 일인데..
저는 그 안내문에 도장을 찍으면서 착잡한 생각이 들었답니다.
제가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첫번째 봄소풍을 갈때였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출장을 가셨고 어머니는 만삭의 몸으로 오늘 내일 넷째동생을
낳을 채비를 하실때라 저와 동행해서 소풍을 따라갈 사람이 없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전부다 엄마의 손을 잡고 예쁜 가방을 메고 소풍을 가는데 저만 엄마가 싸주신 김밥과 찐계란이 든 가방을 메고 외로운 소풍을 갔습니다,.
어린마음에도 눈물이 핑 돌았고 여러 친구들과 놀이하는거나 장기자랑에도 재미가 하나도 없이 풀죽어 있었습니다.
드디어 엄마와 2인삼각 게임을 하기위해 다들 엄마 손을 잡고 줄을 서는데 저는 아~!앙~! 울고 말았습니다.
그때 예쁜 여선생님이 담임선생님이셨는데 제 옆에 와서 저와 선생님의 발을 묶으며 "미경아 오늘은 선생님이 엄마 해줄게~!"하시는거였습니다.
그리고 점심시간에도 선생님은 저와 함께 자리를 펴고 앉아 김밥과 계란을 먹었습니다.
어찌나 예쁜 선생님이 좋았던지 그때부터는 엄마가 안따라오신게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당당하게 혼자서도 잘 다녀온 딸이 대견하셨던지 어머니는 눈물을 글썽이며 저를 맞아주셨습니다. 옆에는 조그만 아이가 쌔근쌔근 잠을 자고 있었지요.
어머니는 그렇게 제 봄소풍날 넷째 동생을 낳으시며 큰딸이 혼자 소풍간게 마음이 안놓이셨던지 훗날 자주 말씀하시곤 하셨습니다.
그렇게 나의 첫번째 봄소풍은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광주시 남구 진월동 대주아파트 101동 13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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