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현의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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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운영 속으로(추억여행)

저만치 테니스 코트장에 함박 피어버린 목련이 소담스럽게 느껴지는 봄입니다.어디 목련 뿐이던가요.여기 저기서 일제히 함성을 지르듯 봄꽃을 피웠습니다.예쁜 꽃들 보는것 만으로도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이때
어제는 누나 덕분에 색다른 봄나물을 먹었습니다.
무슨 나물이냐고요?
자운영 나물입니다. 논바닥의 거름으로는 최고라는 자운영 요즘에는 재배를 하지만 어릴적에는 어느 논에서 이맘때면 흔히 자라던 풀이었지요.논바닥 전체에 자라서 꽃을 피우면 그 아름다운 풍경이 장관이지요.
서울에 사는 누나가 장흥 어느 들녘에서 내려 자운영을 보고 뜯어왔는데 아내는 그런걸 뭘 먹느냐고 했지만 자운영의 연한 잎을 잘 다듬어 살짝 삶아서 된장 고추장 참기름 양념에 묻혀 먹는데 참 별미였습니다.아주 오래전 시골에서 살때 먹어본 그 맛이 되살아났습니다.
저녘 식탁에 자운영을 먹으면서 옛 추억여행을 떠났습니다.
유난히도 엄하셔서 무서웠던 아버지 어머니를 피해 몰래 친구들과 어울려 산으로 들로 싸돌아다니던 시절이었지요
자운영은 향수를 불러 일으켰습니다.유난히 자운영이 많아서 동네 아이들이 호시탐탐 노리던 큰아버지 논에서 어떻게 어떻게 캐오면 해질녘에는 샘가에 둘러앉아 얘기꽃을 활짝 피웠지요.달리 사먹는게 없었던 시절 논에서 캐온 자운영은 아홉식구 대 가족의 훌륭한 먹거리였습니다.혹여 자운영 캐러갔다 큰아버지에게 들키면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바구니 팽개치고 삼십육계 줄행랑을 쳤지요.또 자운영 꽃이 필즈음이면 논은 수난을 당했지요.예쁜꽃은한아름씩 꺾어서 사이다병에 꼿아두기도 했지요.유난히 잘 자란 자운영을 캐왔는데 집에 와서 다듬다보니 머리카락 투성이어서 낭패본 이야기.딸하나여서 집안일 돕느라6일에 3,4일은 학교를 빠지고 신물나게 일했던 이야기
모처럼 옛추억에 젖느라 밤 깊어가는걸 잊었습니다.
지금은 추억으로 가슴에만 남아있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노라니 아이들에게는 먼나라 전설속 이야기로나 비쳐집니다.격세지감을 느낄수 밖에요.
힘들었지만 마음이 넉넉했던 옛날이 참 그립습니다.
지금 자운연 나물 먹으니 참 연해서 맛나더라구요.귀빈님은 자운영 나물 드셔보셨나요?
광주광역시 남구 주월동 361-19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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