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현의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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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구마 기억하세요?

오늘 매주서는 화요장터에서 고구마 한상자를 샀습니다..
저를 닮아서인지 유난히 고구마를 좋아하는 둘째아이때문에
한상자나 되는 고구마도 그리 오래되지 않아 또 사게 된답니다..
고구마를 사러가면포장지 한쪽을 찢어서 적어놓은 밤고구마라는 글이 눈에 들어오는데
저는 어디 물고구마라고 써놓은데는 없나하고 다른곳에 눈길을 돌리곤 한답니다..
밤처럼 달고 진한 맛을 내는게 밤고구마라면
물기많고 힘은 없지만 홍시처럼 빨아먹어도 쉽게 먹을수 있을만큼 물기가 많은게 물고구마인데
어릴적엔 이런 물고구마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겨울철 고구마를 가마솥으로 가득 쪄놓으면
저희 5남매 엄마께서 떠놓으신 시원한 동치미 국물삼아
고구마를 맛있게도 먹었습니다..
그 고구마 먹다가 남으면 시원하다못해 겨울철엔 추운기가 맴도는 대청에 내놓게 되는데
그건 꼭 아이스크림마냥 시원하고 부드러운 맛을 내게 됐어요..
물고구마라 껍질을 벗기고 입안에 넣고 쭉 ~~욱 빨아들이면
시원한 아이스크림이 입안에 들어오는 느낌이랍니다..
저희 어릴적엔 아이스크림은 구경도 못해본지라 그 고구마가 아이스크림이라며
동생과 서로 나눠먹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한데
이젠 그런 물고구마는 찾아보시 힘들더군요..
아무튼 물고구마는 부뚜막장작불에 구워먹어도 일품이었습니다..
밥을 짓다 마지막 군불에 고구마를 넣고 장작이나 재로 덮어놓으면
얼마후 구수한 고구마 냄새가 부엌에 퍼지고 되고
재를 헤치고 꺼낸 고구마는 고소하고 노릇 노릇 익어서 그 어떤 간식보다 훌륭한 맛을 냈었지요.
언제부턴가 너무나 흔한 물고구마대신 밤처럼 물기없고 고소한 밤고구마를 서로들 제배하다보니
이젠 예전에 물기많고 촉촉하던 그 고구마가 그립습니다..
제가 나이가 들어서일까요?
자꾸 예전에 즐겨먹던 음식들이 생각나는건..
아무튼 어릴적 그맛은 아니지만 오늘은 아들과 함께 고구마를 맛있게 먹어야겠습니다
빛고을 가족 여러분도
맛있는 고구마 많이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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