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현의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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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시 05분 보이는 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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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만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여름도 끝자락으로 내닫고 있습니다.잦은 비에 농작물이 햇볕을 못보아서 피해가 많다니 안타깝습니다.릴케의 시처럼 마지막 과실을 영글게 하는 햇볕이 아주 따갑게 내리쬐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지난 시간은 추억이 함께 하기에 더 아름다운법.지리산 자락계곡에서 시원한 계곡물과 함께 휴가를 보내고 왔더니 여름이 훌쩍 다 가버렸습니다.여름휴가하니 몇년전 무안 톱머리해수욕장에서의 일이 불현듯 떠 오릅니다.
3년전쯤일까요.아이들 데리고 가족끼리 단촐하게 떠났습니다.늘 시골집에 오가면서 그저 바라보기만 했던 바다에 가고 싶었습니다.준비물도 딱히 없이 아주 단촐히 갔습니다.텐트를 가져간것도 아니어서 차를 고운 모래밭이 펼쳐진 소나무숲까기 가지고 갔습니다.소나무아래 돗자리를 펴고 아이들은 바다로 풍덩 뛰어들었습니다.파도타기 모래성 쌓기 다슬기 잡기 에 시간가는줄 몰랐습니다.배가 고프다는 아이들성화에 근처의 수퍼에서 컵라면을 사올 생각이었습니다.그런데이게 웬일입니까.차가 모래밭에 묻혀 나올줄을 몰랐습니다빠져나올려고 몸부림치면칠수록 더 깊이 들어갔습니다.커라란 돌도몇개 가져와보았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끙끙거리고 근처의 민가로 찾아갔습니다.농기구라도 얻어올생각이었는데 집주인이 그러더라구요.소용없으니 차라리 콤바인을 동원하라고.어찌 어찌 동네의 콤바인을 수소문 해서 겨우 꺼냈습니다.콤바인 아저씨가 너무 고마워서 조금의 성의 표시를 했더니 굳이 사양하시더군요.텁텁한 막걸리 한사발로 고마움을 대신했습니다.차 때문에 낭패는 보았지만 참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때 상황 생각하면 정말이지 아찔합니다.
그후로는 모래밭 근처는 차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바다에 갈때 여러분 조심하세요.정해진 곳에만 주차하세요

광주광역시 남구 주월동1동 361-19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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