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하기
남편의 쉰번째 생일을 축하해주세요.
퇴근길 광주시민의 친구라는 빛고을 지금은
저 역시 퇴근길 듣게 되는 친근한 프로그램입니다.
앞으로도 무궁한 발전 있으시기를 진심으로 바라구요
어렵게 문을 두드립니다.
남편을 만난지 21년째 됩니다.
결혼한지 17주년이 4월에 지나갔구요.
20년쯤 전 남편 생일을 축하하던 기억이 나서
이렇게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꽃배달 서비스 같은 것은 꿈에도 생각할 수 없던 그 시절,
꽃배달의 원조는 바로 제가 아닐까(?) 합니다.
남편-그 때는 아마 결혼을 앞두고 있었던 것 같은데요-생일을 맞아
어떻게 축하해줄까 고민하던 끝에
기발한(?) 생각을 하게 된 것이지요.
저는 그때 해남군에 있는 학교에 근무했는데
해남읍에 나가 꽃을 한다발 샀습니다.
쉽게 시들지 않는 엔젤 카네이션이었던 것 같습니다.
자취하던 집에 돌아와
빈 종이상자에 비닐을 깔고
꽃 줄기 끝에 물을 적신 솜을 비닐에 싸서 감싸주고
줄기 사이사이에는 움직이지 않도록 스카치테이프로 군데군데 고정하여
예쁘게 포장해서 소포로 붙였던 것이지요.
남편은 그 때 영광군에 있는 학교에 근무했었습니다.
지금으로 보면 일종의 꽃상자 배달이었던 것이지요.
며칠전 밤
불켜지 않은 방에 서서 밖을 쳐다보니
유리창 밖으로 컴컴한 산만 보였습니다.
요즘 많이 우울했던 차에
가만히 살아온 세월을 되새김하면서
그 때 그 꽃상자(?)를 보냈던 생각이 난겁니다.
남편의 생일이 다가오고
무슨 선물을 할까 생각하다가
그 생각으로 웃음을 지을수밖에 없었고
그때의 그 감정은 아니지만
그리고 남편에게도 그 때의 그 감동은 아니겠지만
새로운 어떤 감동을 주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전화 한 통화로 진짜 꽃 상자를 배달시킬까 하다가
우연찮게 라디오에서 꽃배달 축하를 해주던게 생각났고
이렇게 빛고을 지금의 문을 두드리게 된 겁니다.
20여년을 살아오다 보니
앞을 내다보면 까마득히 긴 세월 같은데
뒤를 보니 순식간에 지나온 시간 같습니다.
그렇더라도
곰곰히 되새겨 보면 그 세월 속에
얼마나 많은 삶의 흔적들이 묻혀있겠습니까?
아이들을 낳고 느꼈던 기쁘고 뿌듯했던 부모됨의 의미,
양쪽 부모 형제들과 부대끼며 얻게된 가족이라는 일체감,
남편과의 얼키고 설킨 희,노,애,락 삶에서 쌓아진 미운정과 고운정,
헤아릴수 없는 흔적들로 가득찬 20여년 세월인데
앞으로 살아야 할 세월도 만만치 않겠지요.
사실 요즘 많이 우울했습니다.
역시 지나고 보면 흔적으로 남게될 삶의 일면이겠지요.
긴 얘기가 되어버렸는데
남편 생일에 옛날의 그 꽃 상자를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긴 시간 여운으로 남아
삶에 힘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남편의 쉰번째 생일은 6월 10일이구요
남편은 현재 영광에 있는 법성중학교에 근무하는 이재천 선생님입니다.
저는 장미희이구요, 연락은 jmh6032@hanmail.net 으로 가능합니다.
저는 40대 중반의 아줌마이구요
이렇게 방송의 문을 두드리는 것은
10대와 20대 만의 전유물로 알고 살았습니다.
아줌마들도 가능하다는 희망과 함께
삶에 지쳐가는 중년 이후의 기성세대들에게도 힘과 용기를 주십시요.
본의 아니게 길어졌습니다.
남편이 근무하는 학교로 꼭!!! ^^* 꽃상자 보내주세요!~~~~
--------------창밖으로 바다가 보이는 교무실에서
빛고을 지금의 친구인 애청자가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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