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현의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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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 파마를 아시나요?

안녕하십니까? 김귀빈씨
퇴근길 밝은 감각의 시사정보와 발빠른 여러소식을 접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매주 토요일에 방송되는 추억 속으로 떠나는 여행에 동참하게 되어 더욱 기쁘게 생각합니다.
아카시아 향기가 진동하는 봄이 서서히 저물어가고 요며칠새 내린 비로 여름이 성큼 다가선 느낌입니다.
저는 아카시아꽃을 아주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저희 친정에서 양봉을 했기 때문에 아카시아는 좋은 꿀을 제공해주는 나무이고 또 땔감으로 또 초여름 진한 향기로 우리의 코끝을 향기롭게 해주니까요, 어릴 때는 아카시아 꽃도 따먹기도하고 또 그 꽃잎으로 전을 지져먹기도 한 것도 같은데...그리고 아카시아 가시에 침을 발라 코에 붙이고 코뿔소 놀이도 하고 재밌게 논 기억, 그리고 마을 안에 있는 밭의 울타리도 역시 가시가 많은 아카시아 나무를 엮어 둘러 놓으면 개구장이들의 얄궂은 장난도 막을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한 20년 전 쯤의 일입니다.
제가 다니던 중학교는 시외지역의 산을 깎아 만든 신생 여자중학교였습니다.
조금 멀리 고등학교가 바로 보이는 ..
산을 깎아 만든 탓에 한 30도 정도의 경사진 길을 20미터 정도 올라가야 교정이 나오고 교실이 나왔습니다. 비탈진 길에 진달래, 개나리, 그리고 키큰 아카시아 나무까지 ,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중학교 교정이...
아이들이 점심을 먹고 나면 찔레를 꺾어서 먹는다든지
산딸기를 따먹으로 산비탈을 타고 오르락 내리락했습니다.
하루는 아카시아 꽃도 따먹다가 한 친구가 누워보라고 했습니다.
자기가 파마를 해준다고..
그리고는 아카시아 잎파리를 다 떼어낸 후 머리카락을 돌돌 감았습니다.
마치 미장원에서 파마하기 위해 세팅을 하는 것처럼..
그리고 한 30분 있다가 풀면 곱슬곱슬 파마머리가 됩니다.
수업시간에 꼬불꼬불해진 머리를 하고 들어갈 순 없으니까 수돗가에서 물을 뭍인후 교실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아카시아 잎파리를 하나씩 들고서 가위바위보를 한다음 손가락으로 튕겨서 먼저 그 잎파리를 다 떼어낸 사람이 이기는 게임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면 매점에서 도너츠를 사내기도 했습니다.
하루는 너도 나도 아카시아 줄기로 파마를 한다고 머리를 돌돌 감다가 수업시작종이 울리는 것도 모르고 있다가 불이나케 교실에 들어갔는데 난생 처음 우리 모습을 본 선생님이나 친구들이 웃고 난리가 났습니다.
아프리가 원주민같은 모습에..
선생님께서 버럭 화를 내실만도 한데 너그럽게 용서해주셔서 그날 우리는 곱슬머리 아니 아카시아 파마를 하고 집에 돌아갔습니다.
지금은 학생들도 머리에 염색하고 파마도 자연스럽게 하고 다니지만 제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머리에 핀클 파마도 못하고 학생부 선생님이나 지도부 언니들이 일일이 자를 들고 다니며 머리 검사도 하는 시절이었으니 아카시아 파마는 당시 센세이션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때 아카시아 파마를 가르쳐준 난임이는 부산에서 미장원 원장님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친구가 가끔 가위로 제 머리도 잘라주고 했는데...
지금 헤어디자이너 난임이가 있기까지는 묵묵히 머리를 맡긴 우리가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에 괜한 미소가 번집니다.
해마다 6월이 돌아오면 아카시아 향기나는 그늘에 앉아 머리를 말던 아련한 추억이 떠오릅니다.
광주시 남구 주월1동 371-39번지
참약국 최은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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