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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인터뷰]'기억보관소 프로젝트' 행사(송재영 작가)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작가 최은영, 박소희
■ 진행 황동현
◇ 황동현 진행자 (이하 황) - 사람들마다 각양각색의 기억들을 갖고 있는데요. 그 기억은 좋은 감정으로 남아 있기도 하고 때로는 또 아픈 상처로 기억되기도 합니다. 이런 좋은 감정과 이 상처의 기억들을 다 들어주고 기록해 주면서 함께 공감하는 그런 우리 지역의 젊은 청년 작가가 있습니다. 2018 기억보관소 프로젝트 전시를 하고 있는 이 메모리키퍼 송재영 작가, 오늘 스튜디오에 직접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송재영 (이하 송) - 안녕하세요.
◇ 황 - 기억보관소 프로젝트, 좀 독특한 그런 프로젝트인데. 어떤 행사인지 먼저 소개 좀 해 주시겠어요?
◆ 송 - 네, 제가 이제 그동안 보관해놓은 기억들, 기록들을 전시장에 전시를 하고 그리고 많은 분들 다시 찾아오시면 그 기억을 다시 보여 드리기고 하고 또 다른 분들의 기억을 나누기도 하는 그런 전시입니다.
◇ 황 - 송 작가께서 왜 이렇게 타인들, 사람들의 기억에 관심을 갖게 되셨는지도 궁금한데요.
◆ 송 - 저도 이제 글을 쓰면서 제 안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탐구를 하다가 제가 기억이라는 그 단어에 굉장히 어떻게 보면 집착.
◇ 황 - 집중을 하신 거구나.
◆ 송 - 네, 집중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개인적인 상처에 대한 치유, 치유가 필요하고 또 저와 같은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이제 저와 같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그런 부분들, 또 저 또한 필요했고요.
◇ 황 - 아픈 기억을 혼자 가지고 있으면 정말 계속적으로 혼자만의 아픔이 되지만 그것을 공유화면서 서로 치유할 수 있는 그런 환경으로 확대시키자는 생각을 갖고 이렇게 기억 프로젝트를 하신 거네요?
◆ 송 - 처음부터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하다 보니까 저 또한 치유가 되고 다른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그런 경험들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 황 - 네, 광주 분은 아니라고 얘기를 들었는데. 광주에 이렇게 오셔서 또 이런 기억 프로젝트를 진행하시게 된 이유, 그다음에 처음에 언제부터 이런 기억 프로젝트를 하게 되셨는지도 이야기를 해 주시죠.
◆ 송 - 광주는 제가 두 번째 오면서 살러왔어요. 처음에는 이제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그 행사 때문에 오게 됐는데. 남자를 따라서 광주에 오게 됐습니다. 그런데 그 남자와 헤어지고 슬픔을 겪고 길을 걸으면서 막 울면서 길을 걷던 시기가 있었는데. 어떻게 살아야 될지 굉장히 막막했는데. 그런 상황에서 저를 많이 도와준 예술 프로젝트들도 있었고 또 대인시장에서 테이블 하나를 놓고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기억을 오히려 들으면서 치유되는 그러한 현상을 겪게 되어서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 황 - 대인시장에서 이렇게 처음에 테이블을 하나 놓고 시작했다고 하는데. 결국은 본인이 쓰는 글 쓰는 작업들, 계속해 오셨던 그 작업을 통해서 타인과 소통하기 시작한 게 대인시장에서부터 시작하신 거네요. 그때가 몇 년 정도?
◆ 송 - 그때가 2015년이었어요. 2015년 초반에 좀 많이 힘들었었는데. 여러분들이 많이 도와주셨었고.
◇ 황 - 그렇다면 이 기억을 모으고 그다음에 기억을 가지고 사람과 이야기하는 방식, 그다음에 타인의 기억을 또 저장해 주는 역할, 그런 퍼포먼스를 하시는데. 2015년, 이 기억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하셨을 때 이 송재영 작가, 2015년은 어떤 식으로 기억이 돼 있습니까?
◆ 송 - 아까도 이제 잠깐 말씀드렸지만 저는 굉장히 밝은 성격이라 사람들과 이제 대화를 하면서 사람들이 항상 밝다, 잘 웃는다 했지만 저는 혼자 길을 걸어서 많이 울었었거든요. 그런 기억들이 다른 분들의 기억들을 이해하는 데 저는 많은 도움이 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2015년은 많이 울었지만 또 많이 웃었던 그런 해였던 것 같습니다.
◇ 황 - 그러면 다른 분들의 기억들을 어떤 방식으로 저장을 하시는 거죠?
◆ 송 - 일단 차담을 나누면서 서로 아이스브레이킹이라고 할까요? 이제 차담을 나누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저랑 수다를 떱니다. 짧게는 20분, 길게는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수다를 떨어요. 그리고 제가 그분 이야기에서 발췌하고 싶은 문장 하나를 기록을 합니다. 그래서 그 기록된 문장에 대한 또 다른 저의 문장을 쓰는 거죠. 그래서 하나의 카드에는 앞면에는 그분의 그 발췌된 문장 그리고 뒷면에는 저의 문장이 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기억을 찾으러 오시는 분이 내가 이런 이야기를 했었나요, 생각할 정도로 놀라시지만 또 제 기억을 다시 한번 이야기해 드리고 제가 왜 그 문장을 썼는지 말씀을 드리죠. 그러면서 또 다른 기억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 황 - 그분이 생각했던 기억 그리고 그 기억에 대한 우리 송 작가의 생각이 담기면서 서로 하나의 카드 속에서 교감하게 되는 거네요?
◆ 송 – 네, 맞습니다.
◇ 황 - 이번에 그리고 지금 열리고 있는 이 기억보관소 프로젝트, 지금 어디서 열리고 있죠? 청년...
◆ 송 – 네, 청년예술인지원센터이고요. 사직공원 쪽에 있는 양림파출소에서 쭉 올라오면 청년예술인지원센터라고 이제 시립미술관에서 관리를 하는, 시립미술관에서 주관하는 그런 장소가 있습니다.
◇ 황 - 네, 거기에 또 이렇게 전시하는 부분 중에 영상이 있던데 10분이 좀 넘는. 그 영상을 보면 25분 전이라는 그런 영상물 있죠?
◆ 송 – 네, 25분이라는 작품입니다.
◇ 황 - 네, 25분. 그래서 죽기 25분 전에 어떤 행동이라 할지 생각을 가지고 영상을 만드셨던데. 이 죽음 전 25분. 이것을 또 작품으로 이렇게 만드셔야 되겠다고 생각하신 이유가 있습니까?
◆ 송 - 개인적인 체험으로 한 친구가 그런 질문을 했었어요. 내 인생이 단 25분밖에 남지 않았다면 무엇을 하겠느냐라는 질문을 했었는데. 너무 쉽고 단순한 질문이지만 그 질문을 받는 순간, 제가 한 번도 그 삶의 끝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너무 단순한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그런 질문을 던지고 싶었고 제가 느낀 것을 강요하는 대신 그들과 함께 25분을 겪어내고 싶었어요. 그래서 모래시계를 뒤집고 25분을 함께 겪어내는 다큐멘터리 영상입니다.
◇ 황 - 그 영상들 저도 봤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 25분간 여러 가지 또 행동들을 하는데. 그게 뭐 특별한 행동이 아니라 너무나 일상적인 행동들이 이어지는 거 아니겠습니까?
◆ 송 - 처음에는 일상적인 행동일거라고들 많이 생각하셨는데. 의외로 이제 마지막에는 그런 일상적인 행동이 아니라 그냥 어떤 휴식의 상황으로 가는. 혹은 어떤 기록을 남긴다거나 하는 그런 모습들을 보여 주셨었어요.
◇ 황 - 이런 작품 과정들 그리고 결과물을 통해서 우리 송 작가께서 좀 얻고 싶은, 송 작가께서 좀 지향하고 싶은 것들은 어떤 거예요?
◆ 송 -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로움을 숨기면서 살아간다고 생각해요. 저 또한 이제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고 모든 사람들은 다 외로운데. 그 외로움들을 함께 기대어 가면서 나누어 가면서 서로 살아간다면 조금은 의미 있고 조금 덜 외로운 삶이 되지 않을까라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얻고 싶은 건 사실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돈을 얻거나 명예를 얻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친구를 많이 만나게 됐어요. 그래서 누구든 친구가 필요하시면 저를 찾아오시면 됩니다.
◇ 황 - 공감 프로젝트고 또 교감의 프로젝트라는 생각이 들고요. 기억을 통해서 서로를 알아가고 함께한다는 이 공동체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지금 일단 이번 전시는 내일까지 하시는 건가요? 언제까지입니까?
◆ 송 - 오늘과 내일이 있고요. 오시기 전에 반드시 예약을 해 주셔야 됩니다. 그래서 블로그나 아니면 제 메일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를 통해서 저에게 직접 연락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황 - 그리고 이런 개인의 기억들을 이야기하지만 우리 송 작가께서 해 오셨던 활동을 보면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당시의 기억을 가지고 이 기억 보관을 하셨고 또 세월호의 아픔도 이렇게 하셨고. 즉 사회 문제까지 이런 문제를 좀 확장시키고 그러셨는데요. 그런 영역들 확대, 이 부분에 대한 많은 고민들 그리고 생각들을 하실 것 같아요. 어떠십니까?
◆ 송 - 사실은 저는 그 어떤 사회적인 큰 이슈에 대해서 잘 참여를 하지 않는 사람이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같은 사람들이 굉장히 많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저와 같은 사람들과 공감을 할 수 있는 지점이 이런 프로젝트라고 생각을 하고요. 또한 그분들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잘 살아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정직하고 나쁜 짓하지 않고 그것들을 잊지 않으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어떤 사명을 얻게 되었죠.
◇ 황 - 그리고 정말 들으면서 느끼는 게 결국은 우리가 뭐 사회적인 어떤 큰 물결이랄지 흐름들을 이야기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는 개인, 개인들이 존재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개인의 생각과 개인의 가치들이 존재하는데. 그런 부분들을 끊임없이 서로 교감한다. 기억이라는 단어를 가지고. 그리고 그걸 문장으로 만들어서 교감한다는 거는 독특한 방식인데. 특별히 이런 방식으로 체계화시키거나 어렸을 때부터 이러한 부분을 하고 싶었던 그런 게 있으십니까? 아니면 우연한 과정을 통해서 이런 작업들로 전환되고 하시게 된 건가요?
◆ 송 - 저는 아주 긴 글을 쓰고 싶은 지금도 그런 꿈을 가지고 있지만 긴 글을 쓰고 싶은 꿈을 어렸을 때 가지고 있었는데.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글을 읽을 수 있을까. 무명인 제 글을 읽어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그들의 기억을 한 문장으로, 긴 글이 아니라 단 한 문장으로 기록해 주면 되게 즐거워할 것 같다라는 그런 우연한 기회에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 황 - 서로의 기억들을 문장으로 단순화시키고 서로 교감한다, 이렇게 스튜디오에 직접 나와서 또 이런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우리 송 작가께서 청취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문장이랄지 그런 말이 있다면 마지막으로 좀 들려주시겠어요.
◆ 송 - 네, 베르나르 포콩이라는 그 사진작가와 젊은 작가가 쓴 책의 일부인데요. 난 그저 한 세기 속에서 결정 한 조각을 너와 더불어 살고 있는 거야. 배경의 한 조각을 면밀히 음미하고 있는 우리의 기습해 놀라게 한 몰상식한 잘못, 작은 오류를 하나를 너와 더불어 겪고 있는 거야라는 문장을 소개해 드리고 싶어요. 우리는 모두 한 세기 속에, 한 결정 속에 살고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많은 분들과 함께 그 즐거운 기억, 오늘만 남길 수 있는 기억을 많이 남기셨으면 좋겠습니다.
◇ 황 - 네, 이 단어와 문장을 통해서 서로 소통하는 방식, 굉장히 독특한 퍼포먼스인데요. 앞으로 이런 적극적인 또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서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또 여러 가지 좋은 그런 어떤 성과들을 내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이렇게 스튜디오에 직접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 송 - 감사합니다.
◇ 황 - 지금까지 2018 기억보관소 프로젝트 전시를 하고 있는 메모리키퍼 송재영 작가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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