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현의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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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인터뷰]직장 내 성폭력 문제와 대안(최희연 활동가/광주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 방송시간 월요일~금요일 AM 07:20~08:57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작가 최은영, 박소희
■ 진행 황동현

◇ 황동현 진행자 (이하 황) - 직장 내 갑질 논란, 최근에 뜨거운데요. 이 갑질과 함께 직장 내 성폭력 문제도 굉장히 심각하다고 합니다. 최근 여성 변호사회가 실시한 조사에서 변호사나 의사와 같은 전문직 여성 절반이 직장 내 성폭력 경험이 있다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사실 전문직에만 이런 문제를 한정지을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고요. 또 이렇게 변호사나 의사처럼 자기의 주장을 할 수 있는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들도 성폭력이나 성 문제에 있어서 직장 내에서 노출돼 있다면 우리 사회에 좀 더 이런 부분을 개선을 확실히 해야 하지 않을까, 그때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관련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광주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의 최희연 활동가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최희연 (이하 최) - 네, 안녕하세요.

◇ 황 - 직장 내 성희롱 문제, 굉장히 오랫동안 이야기됐고 또 이것이 성폭력으로 연결된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최근에 관련해 상담 건수들이 좀 증가하고 있습니까?

◆ 최 - 네, 많이 증가하고 있는데요. 한국사회에서 미투운동이 일어난 이후에 권력형 성폭력 사건이 검찰이나 문화예술계 내외를 포함해서 전 분야에 퍼져 나갔는데요. 특히 또 한샘 성폭력 사건을 통해서 직장 내 만연한 성폭력 문화가 많이 드러났고요. 저희도 작년, 또 올해 대학 내 교수에 의한 성희롱이나 아니면 직장 내 상사에 의한 성희롱 사건을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화로 문의를 많이 하시고 면접 상담까지도 진행을 했지만 중간에 문제 제기를 멈추신 경우도 있고요. 상담 건수는 많이 증가를 했는데 실제로 이게 민형사 사법적 처리를 이용하거나 직장 내 내부 시스템을 이용해서 문제제기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이 발견되고 있고요. 아마 그렇게 된 경우는 본인도 받게 될 불이익이나 그 과정 동안의 어려움이 피해 당사자에게 반영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 황 - 그런 이야기를 공론화시키는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 아닙니까? 왜냐하면 오랫동안 한 직장 내에 활동한 동료들과 관계의 문제도 있는 것이고 또 그 문화도 있기 때문에 굉장히 어렵게 의견들을, 이야기들을 꺼내실 거라고 생각이 드는데 실제로 이 상담들을 많이 하실 텐데. 상담 과정에서 나타나는 이야기들을 통해서 직장 내 퍼져 있는 성에 대한 부정적인 그 성폭력의 문제들이 어떤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지도 설명을 해 주시죠.

◆ 최 - 네, 직장 내 성폭력이라고 하는 것이 이제 피해자들은 사실 처음 물어보시는 것은 이것도 성폭력에 해당이 되는 것이냐는 질문을 되게 많이 하세요. 본인은 분명히 명백히 성적인 모욕감이나 불쾌감을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피해를 주장했을 때 그런 사소한 걸 가지고 그러냐. 너가 너무 예민해서 그런다, 그런 말을 듣지 않을까 염려를 많이 하시는 거죠. 그런데 결국은 피해자에게 성폭력의 잘못을 돌리고 있는 사회적 통념들이 피해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피해를 직장 내에서 이야기한 경우에는 2차 가해와 관련해서도 피해를 많이 호소하고 있으시고요. 시스템이 있기는 한데 그런 시스템이 작동되는데 있어서는 피해자 관점에서 사건을 다루다기보다는 그래도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보니까 그 과정에서 피해자의 권리가 잘 보장되지 않거나 그러는 등의 2차 피해를 입는 과정에서의 어려움, 그런 것들도 많이 호소하고 계십니다.

◇ 황 - 직장에서 일어나는 이런 성폭력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 좀 있겠죠?

◆ 최 - 그렇죠. 일단은 가장 큰 특징은 우리가 생각하는 일상에서 성폭력도 사실 우리 사회의 성별 격차로 인한 권력 문제로 비롯되는 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직장 내 성폭력은 이러한 성차별적 인식이 직장 안에 수직적인 구조와 맞물리면서 발생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면 권력 관계에서 발생한다는 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황 - 주로 상사에 의해 일어나는 경우가 많겠네요.

◆ 최 - 그렇죠. 조건 형성이라고 하거든요, 그런 거를 직장 내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서 많이 발생을 하고 있죠.

◇ 황 - 말씀하십시오.

◆ 최 - 네, 그거 말고도 사실은 직장 내 성폭력이 갖고 있는 것 중에 하나는 되게 우리가 성희롱이라고 이야기할 때 사소하고 경미한 개인적인 문제로 바라보는데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조직적인 문제로 인식하는 게 굉장히 많이 필요하는데 말이죠.

◇ 황 - 그리고 최근 조사 하나가 눈에 띄는데요. 전문직 여성들, 본인의 생각들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고 열려 있는 환경에 있는 여성분들도 이런 성폭력에 있어서는 자유롭지 못하다는 조사가 있는데 그만큼 우리 사회 직장 내 이런 성폭력의 문화들이 좀 만연해 있다고 볼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네요.

◆ 최 - 네, 저도 그 실제 조사 결과를 보았는데요. 아까 의료인, 변호인, 언론인 등 사회에서 전문직이라고 평가되는 어떤 직장인 여성들을 대상으로 했는데 50.1%가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을 하셨더라고요. 성적인 농담이나 음담패설 등의 언어적 폭력이 많다고 하셨고요. 그래서 직장 내 성희롱은 사실은 그 직장 내 업무적인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내 문화에서 비롯된다는 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이 되어집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의 성차별적인 인식과 문화가 직장에서 예외 없이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사실은 어떤 조직이든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어디에서 발생했느냐의 시선을 두기보다는 발생 이후에 그 조직 내에서 대응을 어떻게 했느냐의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거든요.

◇ 황 -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발생을 최대한 막는 게 또 중요하고 그래서 예방 교육도 받고 그렇지만 만약에 발생 했을 때 그것을 얼마나 조직이 효과적으로 체계적으로 잘 해결하느냐, 이게 중요한 것인데 그런 부분들을 해결하지 못하면서 2차 피해로 가고 사회적으로 더 큰 문제가 된다는 이야기 아니겠습니까?

◆ 최 - 네, 맞습니다.

◇ 황 - 그런 부분들을 우리가 좀 가져가기 위해서 좀 필요한 어떤 시스템. 결국은 이런 것을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어떤 조직의 시스템과 그런 것들을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사회적인 시스템들이 갖춰져야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 최 - 네, 그렇죠.

◇ 황 - 그 이야기 좀 해 주시죠. 어떤 시스템을 우리가 좀 갖춰야지 이런 성폭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 최 - 아까 이야기한 것처럼 직장 내 성희롱 문제는 개인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조직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조직의 제도, 시스템, 문화 자체가 변화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요즘에 앵커님도 받으셨을지 모르겠지만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교육을 사실 의무적으로 이미 진행이 되고 있잖아요. 그런데 사실 그런 교육들이 굉장히 내실 있게 진행되기보다는 형식적으로 진행이 되는 경우가 훨씬 많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교육이 좀 더 형식적으로가 아닌 내실 있게 설계될 필요가 있고 또 그게 결국은 사실은 나의 동료의 문제이지만 결국 그게 나의 문제이고, 조직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번째로 보면 조직 내 아까 말한 성희롱을 예방하기 위한 시스템이 존재하는가, 규정이라할지 또는 구제 절차를 받을 수 있는 통로 그런 시스템이라 할지 아니면 회사 내에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회식 문화, 이런 것들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고 또 그런 시스템들이 원활하게 잘 작동되고 있는지를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 조직 안에서 며 성희롱이 발생한다면 상상을 해봤을 때 각자가 생각한 답이 나올 것 같은데. 사실 그 답이 우리 조직의 현실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 황 - 네, 결국은. 말씀하십시오.

◆ 최 - 하나만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 사실 결국 답은 사람일 수가 있습니다. 아무리 시스템이 좋다고 해도 주변에서 지지해 줄 동료들이 없다면 사실 힘든 문제라고 보여지거든요.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라는 걸 인식할 필요가 있는데. 2차 피해를 줄이고 용기 있는 피해자를 조력하고 지지하는 그런 성희롱 행위를 스톱하게 하는 주변 동료들이 있어야만 사실은 성희롱이 줄어들고 조직 문화를 바꿔낼 수 있는 게 아닐ᄁᆞ 그런 생각이 절실히 더 많이 드는 것 같습니다.

◇ 황 - 결국은 또 동료를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우리가 갖고 이 조직 생활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 최 - 그렇죠.

◇ 황 -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 - 네, 감사합니다.

◇ 황 - 지금까지 광주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최희연 활동가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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