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현의 시선집중_교육현장 성적조작 논란, 현 입시체계의 문제와 해법_이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장_201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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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시간 월요일~금요일 AM 07:30~08:57■ 기획 김민호■ 연출 황동현 ■ 작가 최은영 ■ 진행 황동현 ◇ 황동현 진행자 (이하 황) - 서울의 한 여고에서 올 1학기 기말고사 시험지 유출 의혹이 일고 있는데요. 아버지가 교무부장으로 있는 학교에서 이 쌍둥이 자매의 성적이 급상승한 것이 이런 의혹의 단초가 된 겁니다. 성적이 오르면 보통 칭찬을 받아야 하는데 칭찬보다는 이렇게 의심과 불신이 먼저인 이유, 바로 대입을 앞두고 학생부 성적에 모든 걸 걸어야 하는 이 대입 체제의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고등학교의 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입시, 대학교 입시제도 개선이 꼭 필요하다는 그런 지적들이 많은데요. 관련 이야기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장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소장님. ◆ 이현 (이하 이) - 네, 안녕하세요. ◇ 황 - 이번에 강남, 사립여고의 시험지 유출 의혹 간단히 한번 정리해 볼까요, 어떤 내용인지. ◆ 이 - 서울 강남에 있는 한 사립여고에서 아버지가 교무부장으로 근무 하고 계셨고요. 쌍둥이 자매가 재학을 하고 있었는데 1학년 때는 이 자매 성적이 전교에서 한 60등, 100등 정도였다고 합니다, 각각. 지난 2학년 1학기 시험에서는 쌍둥이 자매가 문과, 이과에서 전교 1등을 했습니다. 강남 같은 경우에는 성적 경쟁이 치열하고 공부 잘하는 학생도 많은데 과연 쌍둥이 자매가 이렇게 동시에 전교 1등으로 성적이 상승하는 게 가능하냐라는 의구심이 제기가 되었고요. 특히 아버님이 교무부장이기 때문에 모든 시험문제를 검토하고 결재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시험문제를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었습니다. 현재 사실관계는 확인된 게 없고요. 서울시 교육청에서 감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 황 - 결국은 의혹 하나 가지고 이렇게 상황이 확대되는 것은 결국은 우리 사회, 특히 고등학교 교실 내에서 이 입시를 앞두고 시험, 성적에 대해서 학생들이 굉장히 갖고 있는 어떤 갈등 구조와 그 예민함, 이런 것들이 반영된 부분이 아닌가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그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 이 - 네, 이렇게 의심이 제기된 것은 아마 두 가지 요인 있을 것입니다. 우선 말씀드린 것처럼 입시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 보니까 어떤 학생이 성적이 갑자기 올라가게 되면 칭찬하거나 선의로 해석하기보다는 의심을 먼저 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경우에도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의심한 학생도 그렇고 의심받은 학생들도 그렇고 굉장히 커다란 성찰이 있지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 황 - 지금 이 교육부 중심으로 입시, 지금 고등학교 교육을 정상화시키겠다고 이렇게 정시나 수능 중심이 아닌 수시 중심의 교육 시스템을 계속 대학 입시제도로 만들고 거기에 따른 교육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데. 현실 속에서는 이런 제도가 그렇게 뿌리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반영 아니겠습니까? 어떻게 보시나요? ◆ 이 - 되게 어려운 문제인데요. 대학 입시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현재. 하나는 국가에서 출제하는 시험 성적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수능중심의 정시전형이 있고요. 또 하나는 고등학교에서 평가한 결과를 가지고 학생을 선발하는 학생부 중심의 수시전형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교육 문제를 많이 고민하는 사람들은 학생부 중심의 수시전형을 선호합니다. 왜냐하면 수능이 중심이 되면 대부분 우리 어른들이 경험한 것처럼 획일적인 주입식 교육, 암기식 교육, 문제 풀이 중심의 교육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학생부가 중심이 되면 학교에서 다양한 수업과 평가 방법을 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게 됩니다. 즉 수업과 평가 혁신이 가능해지게 되는 것이죠. 과연 21세기에 살아온 학생들한테 수능문제 풀이 중심의 수업을 하는 게 옳은지에 대한 의문이 많습니다. 반면에 이제 이번 문제처럼 형식적 공정성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수능 정시전형이 옳다고 주장합니다. 왜냐하면 동일한 문제를 가지고 학생들의 이렇게 성적을 매겨서 줄을 세우기 때문에. ◇ 황 - 그만큼 공정하다고 보는 거죠. ◆ 이 - 공정한 거죠. 사실 지난 1년 동안 대입 제도가 굉장히 많은 사회적 논란이 있었는데. 그 핵심은 두 가지 입장의 대립이었습니다. 교육적인. ◇ 황 - 말씀하십시오. ◆ 이 - 교육적인 이러한 학생부 중심의 수시냐, 조금 공정한 수능 중심의 정시냐 이 두 가지 입장이 서로 대립된 게 1년 간의 논쟁의 핵심이었습니다. ◇ 황 -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수시, 다시 말하면 학생부 중심으로 인해서 3년 동안 꾸준히 공부하고 그 성과를 가지고 대학을 가게 만들자는 그 취지는 굉장히 긍정적인데. 우리 한국사회 현실에서 이런 강남의 한 사립학교에서 일어난 이런 시험지 유출 의혹처럼 그리고 또 광주에서도 시험지 유출이 직접 밝혀졌고 또 여러 가지 학생부에 대한 기록들이, 기록하는 과정에서 선생님과 학생들과의 갈등 구조,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수시 먼저 이야기를 나눠보자면 의도는 좋으나 현실 속에서 우리 입시에 이렇게 굉장히 민감한 한국 사회의 어떤 특성상 이상론적인 시스템 아니냐, 수시 중심의 대입 제도는. 이런 지적들이 그래서 더 나오는 것 같은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이십니까? ◆ 이 - 물론 지적에 대해서 공감하는 부분이 큽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렇게 국가에서 출제하는 획일적인 문제를 푸는 이러한 교육을 계속할 수는 없다라는 판단이고요. 어려움이 있더라도 큰 방향은 결국은 고등학교에서 평가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교육활동을 한 내용을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게 교육적이라는 판단이 들고요. 대신 좀 더 학교 내신이라든가 학생부 교육자체를 공정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여러 가지 방안들을 좀 더 많이 고민이 될 필요가 있겠습니다. ◇ 황 - 그렇다면 소장님, 방금 이야기하신 것처럼 전체적인 큰 틀에 있어서는 학생부 중심의 수시로 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 현재 이야기가 끊임없이 되고 있는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법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그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법이 어떤 게 있을까요? ◆ 이 - 저는 학생부도 보면 교과전형과 종합전형이 있습니다. 교과전형은 쉽게 얘기해서 내신 성적 중심으로 해서 가는 거고요. 종합전형은 내신 성적 외에도 다양한 활동들을 이렇게 평가해서 학생들을 선발하는 전형입니다. 아무래도 종합전형 같은 경우에는 내신전형, 교과 전형에 비해서 훨씬 더 복잡하기도 하고 여러 의사를 반영하다 보니까 공정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는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인 판단은 학생부 교과전형을 좀 확대를 하고 대신 지금 학교 내신 성적도 이번 사태처럼 지나치게 지필평가 중심인데 지필평가보다는 과정평가라든가 논서술형 평가 등 교육적인 평가제도를 많이 도입할 수 있도록 교육부나 교육청에서 지원을 좀 더 열심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황 - 일단 구체적으로 한번 들어가 보면 종합전형이 좀 더 문제가 있다. 그래서 교과전형 쪽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밝히셨는데요. 소장님께서. 그런데 여전히 종합전형이 살아있고 지금 대학교 입시제도 쪽에서 종합전형이 더 확대되고 있는 추세인데 그렇다면 그런 부분을 교육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막아야 할 텐데 그럴 의사가 없는 것 같아요. 그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 이 - 그런 것 같습니다. 종합전형도 필요없다기보다는 교과전형이 중심이 되고 종합전형이 보완적인 전형이 됐으면 좋겠는데 문제는 소위 말하는 일부 상위권 대학들이 교과전형은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거의 없고. 종합전형이 너무 큰 거죠. 그렇다 보니까 국민의 눈에는 수시는 종합전형이야. 이런 판단들이 있는 것 같고요. 지금 과도한 종합전형의 비율, 일부 대학교들의 그 부분을 수정할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교육부에서도 좀 적극적으로 교과전형을 중심으로 하고 종합전형은 보완적 전형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좀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 황 - 지금 전교조 입장에서도 방금 소장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교과전형, 다시 말하면 평가를 객관적으로 할 수 있는 그런 전형을 확대시켜야 된다고 말씀을 하고 있는데 그 공정성을 위해서. 그런데 지금 교육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고 특히 최근에 김상곤 교육부 장관이 2022년도 대학교 입시제도를 관련해서 발표하면서도 이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부분들, 다시 말하면 종합전형의 외부적인 어떤 요인이 들어올 수 있는 부분들을 지금 많이 줄여야 되는데 그런 데에 대한 입장들이 별로 없는 것 같고요. 여러 가지 교육 정책 자체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발생했다는 생각이 드는데 왜 이렇게 교육부가 헤매고 있을까요? ◆ 이 - 제 판단에는 교육부가 지나치게 자기들의 어떤 교육 철학이라든가 원칙을 가지고 대입제도 개편에 접근하기보다는 너무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정부는 여론에 반응해 줄 필요가 있지만 자기의 원칙과 철학도 없이 여론에만 끌려다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들고요. 이번 대입제도 공론화 과정을 보더라도 사실은 이게 일반 시민들이 공론화 주제인가 의심스럽습니다. 오히려 일반 시민들의 공론화를 하려면 이번처럼 매우 기술적이고 세부적인 문제가 아니라 우리 교육이 어떻게 갈릴지. ◇ 황 - 틀. ◆ 이 - 큰 방향들 그 방향들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대입제도는 어떤 목표를 가지고 시행돼야 되는지. 이런 것들을 먼저 논의하고 시민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합의가 된 다음에 세부적인 방안들은 전문가들에게 맡겨도 될 텐데. 이번 공론화 보면 오히려 전자, 큰 틀을 잡는 것에 대해 전혀 논의가 안 되고 매우 세부적인 기술적인 문제, 중심으로 해서 공론화가 진행이 되다 보니까 오히려 올바른 결론을 내지 못한 게 아닌가 이런 생각입니다. ◇ 황 - 말씀하십시오. ◆ 이 - 그만큼 교육부가 뚜렷한 소신과 원칙을 가지고 교육 문제를 접근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 황 - 우려의 문제를 넘어서 지금 대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들 또 중학생들 이 학생들에게는 정말 이 부분이 평생을 좌우할 수 있는 부분인데, 이런 부분인데 교육부가 이렇게 헤매고 있다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한 일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