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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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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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칼럼_20190402_TINA에서 TATA로_오승용 킹핀정책연구소 소장

■ 방송시간 월요일~금요일 AM 07:50~07:55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진행 김두식
■ TINA에서 TATA로

■ 오승용 킹핀정책연구소 소장

철의 여인 마가릿 대처가 공기업 민영화 정책을 추진할 때 했던 말이 있습니다. “There is no alternative." 다른 대안이 없으니 민영화를 밀어붙이겠다는 뜻입니다. 이를 약칭 'TINA'라 합니다. 대처의 주장에 야당이 가만있을 리 없습니다. 대안이 없다니, 무슨 말인가? 곳곳에 대안은 널려 있다. "There are thousands of alternatives." 이를 약칭 TATA라 합니다.

인사청문회로 대한민국이 한바탕 홍역을 치렀습니다. 이 갈등의 골은 깊고, 대립은 아프고, 실패는 반복될 수 있습니다. 대통령과 여당이 TINA를 고집하기 때문입니다. 코드에 맞고, 대선 때 공을 세우고, 우리 편 사람을 찾다 보면 인재풀이 협소해집니다. 여기에 병역기피, 탈세, 불법 재산증식, 위장전입, 연구 부정, 음주운전, 성 관련 범죄 등 인사 검증 7대 원칙을 적용하면 그 대상과 폭은 현기증 나게 줄어듭니다. 원칙을 위반하려 마음먹을 때 가장 내세우기 쉬운 변명거리는 구체적 기준이 없다는 것입니다. 7대 원칙에 저촉되지만, 임명을 못 할 정도는 아니라는 식입니다. 더 솔직히 이야기하면 원칙에 어긋나는 줄 알면서도 코드가 맞으니, 대선 때 공을 세웠으니, 우리 편 사람이니 이 정도는 봐줄 수 있다는, 자리를 챙겨줘야 한다는 순혈주의, 파벌주의, 가족주의가 만들어낸 궁색한 변명입니다. 이곳저곳에서 인사청문회법을 개정하라, 조국 등 청와대 민정라인을 교체하라는 주장을 합니다. 물론 필요한 조치들입니다. 그러나 법을 아무리 고쳐도, 부실검증의 책임이 있는 청와대 민정라인을 아무리 교체해도 대통령과 청와대가 TINA를 고집하는 한 인사청문회 파행과 갈등은 증폭될지언정 수그러들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냐고요? TINA가 아닌 TATA로 방향을 바꾸면 됩니다. 코드가 다르더라도, 대선 캠프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우리 편이 아니더라도 해당 부처의 업무를 수행할 전문성과 국무위원으로서의 윤리 기준을 충족하는 후보를 찾고자 하면 인재풀은 지금보다 몇 십배 넓어질 것입니다. 김대중의 해법을 실천하자는 것입니다. 김대중은 대통령에 당선되자, 대통령 비서실장에 그 내로라하던 동교동 가신들을 물리치고, TK 출신 김중권을 임명합니다. 탕평인사와 지역주의 해소의 의지와 신호를 보낸 것입니다. 보수적인 군부를 안심시키고 햇볕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보수성향의 군 장성 임동원을 통일부장관에 임명합니다. 햇볕정책은 김대중의 시그니처 정책입니다. 임동원이 있었기에 햇볕정책이 가능했고, 노벨평화상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세상은 넓고 인재는 많습니다. 그러나 내가 그를 인재로 불러주지 않으면,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지 않습니다. 정권이 아닌 대한민국의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인재를 불러주십시오. 지금은 TINA를 버리고 TATA를 선택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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