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광주MBC 라디오칼럼

07시 55분

다시듣기

광주MBC 라디오칼럼_20190320_예비타당성 조사 면제결정에 반대한다_김정희 변호사

■ 방송시간 월요일~금요일 AM 07:50~07:55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진행 김두식
■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결정에 반대한다

■ 김정희 변호사

문재인 정권은 촛불혁명을 통해 세워진 민주정권이자 우리의 자랑이었고, 많은 기대와 지지를 보내왔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은 현재 위기를 자초하고 있습니다. 남북문제, 경제문제 등 여러 문제가 산재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의 나침반이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아니 스스로 나침반을 버리고, 잘못된 길로 찾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결정입니다. 정부가 지난 1월 29일, 23개 사업, 24조원 규모의 공공사업에 대해서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문재인정부는 여기에 대해서 현재까지 총 53조7000억원에 달하는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해 줬습니다. 정권 출범 만 2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박근혜정부의 약 5년간 기록인 23조6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기록이고, 예타를 가장 많이 면제해 줬던 이명박정부의 기록인 60조3000억원에 근접한 상황입니다.

예비타당성조사는 대규모 국가사업을 하기 전에 쓸데없이 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정책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불필요한 막아보자는 취지입니다. 예타 면제의 의미는 대규모 토목공사의 빗장을 풀어 토목을 통한 경기부양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막대한 예산이 누구의 이익으로 갈지 묻지 않겠다는 것이죠. 예타 조사의 면제를 받은 대표적인 사업은 4대강 사업입니다. 이명박은 예타 면제를 하고, 이후 환경영향평가 등의 사전조사도 하지 않은채 사업을 강행했습니다. 그 결과 30조원 가까운 막대한 예산을 퍼부어 4대강을 죽이고 말았습니다. 민초들의 삶은 달라지지 않았고, 사업의 이익을 누가 독점했는지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이명박의 4대강 사업을 적폐라고 규정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스스로 적폐라고 칭했던 자들과 무엇이 다른지 답해야 할 것입니다. 지지도가 낮아지자, 급한 마음에, 내년 선거 대비해서, 언 발에 오줌을 누듯, 선심성 공약을 내던진 것이라면, 위기를 자초한 것입니다. 특히 토목을 통한 경기부양 정책은 구시대 유물입니다.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입니다.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대규모 토목사업을 하고, 대형건물을 세운다고 하더라도 지역의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대한민국 지역의 근본은 농사와 농경문화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농업과 농촌에 대한 대안 없이는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지역의 균형발전은 도시와 농촌을 상생할 수 있도록 균형있게 발전시키는 것이지 농촌에 도시를 이식하는 방식은 해결책이 되지 못합니다. 더욱이 대형 토목사업은 부동산투기 문제와 패기지 상품입니다. 예타면제로, 전국토는 다시 부동산 투기 열풍으로 몸살을 앓을 것이며 환경파괴로 고통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다시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