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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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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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칼럼_20190311_독립의 꿈_ 황풍년 전라도닷컴 편집장

■ 방송시간 월요일~금요일 AM 07:50~07:55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진행 김두식
■ 황풍년 전라도닷컴 편집장

■ 독립의 꿈

3·1절 100주년의 날을 착잡한 마음으로 보냈습니다. 하루 전날 베트남 하노이로부터 틀림없이 기쁜 소식이 전해질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할 거라는 수많은 예고기사들도 오랫동안 한반도 평화를 갈망해온 우리들에게 낙관적인 전망을 품게 했나 봅니다.

남과 북의 겨레가 적대적으로 대치해온 70년의 불행한 역사를 끝내는 구체적인 해법들이 나오리라 생각했습니다. 우리의 기대와 바람이 허망하게 꺼지자 새삼스레 이 땅이 처한 현실과 기나긴 고난의 민족사가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가슴이 시렸습니다.

그래서 100년 전 그날을 떠올려봤습니다. 삼천리 방방곡곡 태극기 휘날리고 ‘대한독립만세’ 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을 때 얼마나 장하고 감격적이었을까요. 우리 선조들의 가슴엔 ‘반드시 독립을 되찾아 민족의 밝은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는 비장한 각오와 열망이 꿈틀대고 있었을 겁니다. 그 때 모두가 간절하게 바라던 독립된 나라의 이야기가 바로 민족을 하나로 결속하는 위대한 서사였습니다. 이제 선조들이 염원하던 독립은 통일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독립이란 곧 통일과 같은 말이 되었습니다. 독립이란, 말 그대로 홀로 서는 것인데, 우리 조국은 두 개로 쪼개졌으니, 아직도 독립을 이루지 못한 겁니다. 그토록 갈망해온 독립의 길이 정작 민족의 분단과 대결을 불러왔던 강대국들의 이해다툼에 맡겨져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더욱 놀랍고 서글픈 현실은 언제부턴가 우리의 가슴에서 독립에 대한 열망, 곧 통일을 향한 서사가 사라지고 있다는 겁니다.

“국민 모두가 공유하는 서사를 잃어버렸다. 공동의 목적과 서사 없이는 어떤 나라도 국민을 하나로 묶을 수 없다.”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금지와 인종차별 정책을 비판하는 말입니다.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서사로 하나가 되었던 미국인들을 분열시키고 있다는 개탄입니다.

온갖 인종이 섞여 사는 미국에서도 모두 공유하는 서사가 있는데 하물며 오천년을 하나 되어 살아온 우리 겨레가 아닙니까. 남과 북의 모든 겨레는 지금 진정한 독립의 꿈, 통일의 대서사를 뜨겁게 품고 열망해야 합니다. 그래야 미국도 중국도 일본도 남북 화해와 협력, 곧 통일로 흐르는 시대의 물줄기를 되돌릴 수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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