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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칼럼_졸업식의 반란_한은미 전남대학교 부총장_20190214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진행 김두식
■ 한은미 전남대학교 부총장
■ 졸업식의 반란
“상장은 미리 교장실로 불러서 다 줘 버리는 것 같아요. 모든 것이 학생들 위주로 되어 있었고 교장선생님께서 졸업하는 모든 학생들에게 직접 졸업장을 주시니 시간은 많이 걸리기는 했지만 참 보기 좋은 것 같아요.” 어느 부모님이 전하는 중고등학교 졸업식 모습입니다.
요즘 대학 졸업식장은 전체적으로 조용한 분위기이며, 졸업식이 가족끼리 사진찍는 가족 행사에 불과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매우 간소하며 형식으로 흐르는 경향마저 있습니다. 재학생과 졸업생의 보내는 정과 떠나는 정의 뜻이 담긴 송사와 답사마저 생략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사각모를 쓴 총장과 교수들의 엄숙한 모습은 여전하나 식장 안의 분위기는 스산합니다. 졸업식장 안에는 그 자리를 채우는 졸업생들은 점차 줄어들고 있고, 석사나 박사 학위를 받는 사람들 그리고 특별히 상을 받는 수상자들만이 앞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입니다.
졸업식은 대학을 졸업하는 졸업생 모두에게 대학 4년 동안 열심히 공부한 것을 격려하고 사회인이 되는 것을 축하해주는 자리입니다. 졸업식의 이러한 의미를 충분히 살리면서도 새로운 졸업식 문화를 만들어갈 때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부모와 선배들이 익숙해왔던 엄숙한 분위기의 졸업식만으로 강요할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교정을 떠나기 전 즐거운 추억거리를 나누는 축제같은 졸업식은 어떠한지요?
올해의 전남대학교는 캠퍼스 곳곳이 모두 졸업식장입니다. 학교 방송국은 캠퍼스 전역에 잔잔한 음악과 함께 학우와 가족들이 전하는 축하와 감사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전합니다. 학위를 받기까지의 숨은 이야기도 들춰내고, 부모님과 교수님의 응원도, 멀리 졸업한 선배님들이 보낸 축하와 격려 메시지도 함께 흐릅니다. 뿐만 아니라 사전에 신청을 받은 영상 편지로 부모님을 깜짝 놀라게 하는 ‘깜짝 영상’, 동아리나 학과 후배들이 졸업한 선배에게 전하는 ‘깜찍 영상’. 그리고 늘 엄숙하셨던 교수님이 망가져가며 애정을 전하는 ‘재롱 영상’ 등 학교 방송과 인터넷 TV,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한 라이브 중계와 학교 전 건물에 있는 IPTV에 반복 상영됩니다. 캠퍼스 곳곳에는 재미있는 디자인으로 장식한 ‘포토월‘을 설치해서 셀카도 찍고 가족들과 인증샷도 남기는 재미도 누리게 됩니다.
“우리를 위해 버팀목으로, 때로는 한 겨울 따뜻한 난로처럼 언제나 곁에서 보살펴주신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졸업생이 직접 부모에게 드리는 노고의 감사 문구를 만들어 부모님께 전달하는 졸업식.
“김군, 자네가 자랑스럽네. 늘 그랬듯이 어디서든 자네는 빚날거야.“ 사회에서 지칠 때마다 힘솟게 할 은사님의 마지막 응원.
사회인으로의 새 출발을 위해 수 년간의 학생 신분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되는 인생의 전환점에 선 졸업생들을 응원합니다. “여러분들은 학교 교정 어딘가 꼭 사진을 남기고 싶다는 곳이 어디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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