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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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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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칼럼_나라와 바꾼 숭고한 삶의 절정_조선대학교 자유전공학부 이동순 교수_20181116

■ 방송시간 월요일~금요일 AM 07:20~08:57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진행 김두식
■ 조선대학교 자유전공학부 이동순 교수

■ 나라와 바꾼 숭고한 삶의 절정

11월 17일, 내일은 순국선열의 날입니다. 국권회복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신 순국선열의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후세에 길이 전하고 위훈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 이렇게 순국선열의 날로 잡은 것은 을사늑약일이기 때문입니다.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자 구례에 살던 선비 매천 황현은 다음과 「절명시」를 남기고 자결하였습니다.

백발이 성한 세월에 난리 속을 이르러니
이 목숨 물리칠까 하였지만 그리 하지 못하였고
오늘에는 더 이상을 어찌할 수 없게 되었으니
바람에 날리는 촛불만이 창천에 비치도다.
요망한 기운에 가려 제국의 별 옮겨지고
옛 궁궐은 가라앉아 글은 새고 느려 터져
이제는 따르고 쫓을 조칙마저 다시없을 것이러니
옥같이 아름다웠던 우리 천 가닥 눈물만 흘리도다.
고국강산 찌그러져 짐승도 슬피 울고 나는 새도 슬피 우니
무궁화 이 강산은 가라앉아 사라지고
세월의 등잔불 아래 천고의 한 덮어두니
참다운 지식인 되어 인간답기 어렵도다.
일찍이 나라를 위해 반 조각만한 공도 없었었고
다만 인자함을 이룰 뿐 충이라고는 할 수 없었으니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겨우 ‘윤곡’의 뜻을 따르를 뿐,
의당, ‘진동’처럼 몰아붙이지 못함을 부끄러워할 뿐이로다.

황현, 「絶命詩」전문

그런가 하면 안중근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였습니다. 그의 어머니 조마리아는 감옥의 아들에게 편지를 보내 “네가 어미보다 먼저 죽는 것을 불효라 생각하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한사람 것이 아닌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진 것이다. 네가 항소한다면 그건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것이다. 나라를 위해 딴 맘먹지 말고 죽어라. 네 수의를 지어보내니 이 옷을 입고 가거라.” 안중근은 어머니 조마리아의 편지처럼 항소하지 않고 의연하게 순국하였습니다. 조마리아는 자식사랑보다 나라사랑을 우선하였던 조선의 어머니였습니다.

시인 이육사는 생의 절정을 베이징 감옥에서, 시인 윤동주는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십자가를 매고 순국하였습니다. 우리는 독립 운동가들의 뜨거웠던 열정을, 희생을 더 기억해야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우리 안에서 부활할 수 있도록 살아야 합니다. 그토록 바라던 조국의 독립을 목숨과 바꾼 그 희생과 헌신. 오늘만이라도 가슴에 새겼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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