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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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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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칼럼_온나라 지역책들의 한마당_전라도닷컴 황풍년 편집장_20181019

■ 방송시간 월요일~금요일 AM 07:20~08:57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진행 김두식
■ 전라도닷컴 황풍년 편집장

■ 온나라 지역책들의 한마당

온 나라 지역책들의 한마당, 2018수원한국지역도서전이 수원 행궁광장 일대에서 열렸습니다. 이틀째에는 김정숙 여사께서 찾아와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지역출판의 맥을 이어온 전국의 지역출판인들을 따뜻하게 격려해주시기도 했습니다. 자치와 분권,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모든 지역이 스스로의 삶과 문화를 기록하고 책으로 펴내는 지역출판을 멈춰선 안 된다는 응원이었습니다.

‘지역있다 책있다’를 주제로 열린 수원한국지역도서전은 전국 50여 곳의 지역출판사들이 펴낸 2천5백여 종의 책들이 전시되었고, 지난해 나온 지역 책 가운데 세 권을 선정해 한국지역출판대상과 공로상을 주었습니다.

대상의 별명은 천인독자상입니다. 지역 책을 사랑하는 1천명의 독자들의 이름으로 주는 의미있는 상이기 때문입니다. 지역출판사가 없었더라면 영원히 묻혀지고 말 이야기들을 담아낸 책 가운데 대구의 출판사 한티재가 펴낸 '들꽃, 공단에 피다'가 대상인 천인독자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책의 저자는 구미공단의 한 사업장에서 해고된 노동자 22명이었고 그들의 눈물겨운 수기가 책의 내용입니다. “1년이 넘게 부당한 해고를 당하고 온갖 설움을 당해왔지만 주류 언론이라는 데서는 단 줄도 기사를 쓰지 않았습니다. 마치 우리들이 겪은 이 억울한 사연은 세상에 아예 없는 것 같았습니다.” 노동자 대표의 수상소감은 시상식장을 숙연하게 했습니다. 상을 주기 위해 연단에 올라가있던 저도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날 자리를 함께 했던 모든 사람들은 왜 지역에 출판사가 있어야하고 지역의 콘텐츠를 담은 책들이 소중한 지를 새삼 깨달았습니다.

지난해 제주에서 시작한 한국지역도서전은 서울과 파주 출판단지를 제외한 온 나라 지역 책들이 모이는 전시장입니다. 관람객들은 지역마다 출판사들이 있고, 그 출판사들이 내는 책들이 지역을 초월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우수한 콘텐츠를 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무척 좋아했습니다.

일본에 비해 30년이 늦었지만 한국지역도서전의 파급효과도 자못 큽니다. 지역출판을 활성화하는 조례를 만드는 지역도 있고, 도서전에 나온 모든 지역 책들을 자기지역 공공도서관에 비치해 주민들에게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도서관 안에 전국 지역 책 코너를 만드는 곳도 있습니다.

그런 활발한 움직임에 비춰보면 지역출판에 대한 우리 지역의 인식이나 노력은 못내 아쉽습니다. 지역의 발전이란 큰 공장이나 시설을 유치하고 대형 이벤트를 치른 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내년 가을에는 전북 고창에서 한국지역도서전이 열립니다.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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