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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칼럼_등굣길 쓰레기를 치우자_전라도닷컴 황풍년 편집장_20181008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진행 김두식
■ 전라도닷컴 황풍년 편집장
■ 등굣길 쓰레기를 치우자
딸아이와 친구 둘을 승용차에 태워 학교까지 데려다 주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집 앞에서 곧장 가는 시내버스가 한 대인데 운행간격이 길어, 다른 아이의 부모들과 번갈아가며 해야 하는 일이 되었습니다. 대학교 근처인데다 중고등학교 몇 개가 몰려있어 학생들로 붐비고 차량들도 많아 복잡한 등굣길인데 항상 마음에 걸리는 풍경이 있습니다. 날마다 봐야 하는 쓰레기입니다.
술집과 식당, 온갖 가게들이 내어놓은 쓰레기 봉투가 켜켜이 쌓여있고, 아무렇게나 내다버린 쓰레기도 수북합니다. 더러는 지난밤 취객들이 남긴 불결한 흔적들도 눈에 띄곤 합니다. 아이들이 어지러운 쓰레기가 천지인 거리를 이리저리 피해서 학교로 가는 장면이 못내 아쉽고 미안하기만 합니다. 어차피 날마다 거리청소를 하고 쓰레기 수거차량도 운행하는데, 그 순서가 모든 학교 앞 등굣길부터라면 참 좋겠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가뜩이나 입시교육, 경쟁교육에 시달리고 지친 아이들이 아닙니까. 우리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말끔히 도려내주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이 아침부터 오물 투성이 거리를 지나다니지 않도록, 보다 맑고 밝은 마음으로 학교공부를 시작하도록 해주는 것은 어른들이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요? 교육환경 개선이라는 게 거창한 시설사업만 있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이렇듯 일상에서 바꿔낼 수 있는 일도 아주 훌륭한 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등굣길을 도와주다보니 출퇴근길 도로 형편도 좀 더 잘 알게 되고 교통의 흐름을 막는 게 뭔지도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제일 큰 문제는 아무데나 차를 세워두는 불법 주정차였습니다. 길모퉁이를 막아선 차량을 피해 돌아가려는 차들이 직진하는 차선으로 밀려들면서 순식간에 차들이 얽히는 현상을 자주 봅니다. 차선 두 개를 물고 비스듬하게 정차를 하는 버스도 있고, 이쪽저쪽 눈치를 보면서 오락가락 달리는 차들도 있습니다.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회전하기 위해 길게 늘어선 차들을 과속으로 지나친 뒤 맨 앞쪽에서 다짜고짜 끼어들기를 하는 차들도 많습니다. 그 바람에 직진하던 차들이 급정차를 하고, 금방이라도 사고가 날 것처럼 아찔한 순간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날마다 반복되는 교통상황은 저뿐만 아니라 누구나 아는 사실이겠지요.
어느 구석 막힘을 우선 뚫을지, 어느 지점 주정차를 막아야 교통 흐름이 원활할 지도 빤합니다. 그래서 경찰이나 공무원 누구라도 꼭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품어보곤 합니다. 민생을 잘 살피는 것이 번거롭고 귀찮을 수는 있어도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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