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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칼럼_설득의 심리학_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김요수 감사실장_20180813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진행 김두식
■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김요수 감사실장
■ 설득의 심리학
창섭이와 종걸이가 싸웁니다. 내가 잘했니, 니가 잘못 했니, 내가 맞니, 니가 틀리니, 난리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큰 목소리 때문에 시끄러워서 업무를 보기도 힘들지만 듣기 싫은 나쁜 소리를 해대니 기분도 영 찝찝합니다. 목소리 크다고 옳은 것 아니고 욕설을 뱉는다고 이기는 것 아닌데 말이죠.
남을 설득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들으려고 하지 않는 사람일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상식에서 벗어난 말, 원칙도 없는 말을 퍼붓기만 하는 사람일 때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면 보통 대화가 끊깁니다. 상대를 설득하려면 먼저 잘 알아야 합니다. 일도 잘 알아야 하고, 상대의 환경이나 마음 상태도 잘 알아야 합니다. 말도 잘해야 합니다. 아무리 잘 알고 있어도 말발에 지면 나중에 엄청 억울하고 후회됩니다.
여기서 ‘말발’은 큰 목소리로 우김질하는 게 아닙니다. 누구나 알 수 있는 상식적 논리와 다툼이 생긴 근거를 말합니다. 그런데 어디 그러기가 쉽습니까? 따지고 드는 사람은 준비해서 달려드는데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상황 파악도 안 되어 있을 때가 많지요. 감정을 감추지 못하고 큰 목소리를 내거나 억지 논리를 끌어다가 우김질하는 사람과는 일단 대화를 미루는 게 좋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싸움이 되고, 싸웠던 일을 나중에 돌이켜 곰곰 생각하다가 억울해서 혼자 씩씩거리며 비난할 때도 있고, 흥분이 되어 살이 덜덜 떨리기도 합니다. 제 성질을 못 이기는 일이지요.
그러다 문득 ‘내가 왜 이러지?’ 돌아봅니다. 양심 있는 사람들은 자신 또한 들으려고 하지 않았는지, 고집만 피우지 않았는지 돌아보지요. 불량한 사람들은 끝까지 상대를 시궁창으로 몰아넣을 궁리만 합니다. 싸움은 왜 일어날까요? 제 할 일을 남에게 떠넘기고, 남이 한 일을 가로채면 싸움이 일어납니다. 제 할 일을 안 했거나 했더라도 상대의 양에 차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남의 일에 간섭하거나 잘 모르면서 아는 체하면 싸움이 생깁니다. 남을 설득하려 하지 말고, 제 몫을 다하면 다툼은 없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생각, 좋은 말, 좋은 몸짓으로 이웃과 지냅시다. 우리 이웃은 변장을 하고 있는 천사일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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