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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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7월 27일/ 박중환/ 21세기에 돌아보는 삼별초


박중환 국립나주박물관장
- 21세기에 돌아보는 삼별초


올해는 숫자로 계산된 기념의 해로서는 우리 지역 사람들에게 매우 뜻깊은 해입니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전라도라는 이름이 만들어진 지 1000년이 되는 해입니다. 또 많은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기념할 만한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올해는 고려라는 나라가 건국되고 나서 110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면 전라도라는 이름은 고려가 나라를 세운 뒤 100년이 되던 해에 지어진 지역의 이름인 셈입니다.
이 의미있는 해를 맞아서 국립나주박물관에서는 기념특별전을 마련하고 지난 6월 26일부터 문을 열었습니다. ‘삼별초’특별전입니다. '또 하나의 민족혼'이라고 이름 붙인 삼별초는 고려시대에 몽고라고 하는 대륙의 정복자에 맞선 민족항쟁의 한 흐름으로 나타났습니다.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국가의 자존을 지키고자 일어선 많은 노력들이 그러했듯이 삼별초의 항쟁 또한 역사 속에서 오해를 받아왔고 가혹한 탄압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삼별초의 탄생부터 마지막 순간까지의 모든 과정을 경기도 강화에서 진도, 제주, 다시 일본의 오키나와에 이르는 그들의 여정을 따라가며 소개합니다. 국내 뿐 아니라 일본에서 전개된 몽고군과 일본군의 전투를 전하는 그림과 일본 규슈 앞바다에서 인양된 몽고군의 유물, 그리고 삼별초 파르티잔들이 오키나와에 남긴 고려식의 성(城)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이 전시를 통해 일본에 남겨진 삼별초 전사들의 흔적 꿈, 그리고 그들을 보는 다양한 시각을 만날 수 있습니다.

외세의 침략에 맞서 국가의 자주독립과 자존을 지키려 했던 선조들의 움직임은 삼별초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임진왜란에서의 관군과 의병들의 항전과 동학농민전쟁으로 그리고 나주에서 불이 붙은 광주학생독립운동으로 이어졌습니다. 우리는 오랜 동안 이어져 온 남북간의 대립을 끝내고 통일을 향한 어려운 첫 걸음을 뗐습니다. 남북이 화해하고 협력하는 일이 외세의 영향으로부터 스스로의 자존을 지키는 일과 다르지 않다는 것도 그 과정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통일과 민족 자존을 향한 꿈이 어느 때보다 간절한 요즈음 고려 무인들의 투혼을 통하여 민족과 국가의 과거와 미래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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