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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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6월 26일/ 황풍년/ 낮은 사람이 된 분들에게

황풍년 전라도닷컴 편집장
- 낮은 사람이 된 분들에게


새로운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의 출범 준비가 한창입니다.
진정한 분권과 자치 시대를 활짝 열어줄 지역의 일꾼들에게 거는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큽니다.
613 지방선거의 당선자 모두에게 축하를 보내며, 몇 가지 당부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주전남 지역은 몇 개 선거구를 빼곤 더불어민주당 공천자들이 모두 당선되었습니다.
의회와 집행부가 온통 민주당으로 채워졌다는 점에서 견제와 감시, 균형의 지방정치가 이뤄질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비록 같은 당의 소속이라 할지라도 집행부와 의회는 본연의 책임과 의무가 엄연히 다르다는 점을 명심해주길 바랍니다.
어떻게 하면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각축하면서 유권자들에게 내건 공약들을 성실하게 실천해주길 당부합니다.
소수정당과 무소속 당선자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존중의 자세도 필요합니다.
민주당 일색의 지방정치에 다양성의 숨통을 틔워주고 지방정치의 건강성을 지켜주는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결코 높은 벼슬자리를 차지한 게 아닙니다.
굳이 높낮이를 따진다면 여러분은 해당 지역구에서 가장 낮은 지위의 머슴이요 일꾼이 된 겁니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여러분께서 하신 말씀, 현수막이나 선거공보 등을 통해서 밝혔던 약속들을 떠올려 보십시오.
지역 주민이 부르면 언제 어디든 무조건 달려가겠다고 했습니다.
일자리를 만들겠다, 지역경제를 살리겠다, 복지와 환경의 질을 대폭 향상시켜 모두 잘 살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지역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했으며 숙원사업을 반드시 풀어내는 민원해결사를 자처했습니다.
뽑아만 주신다면 청년이 돌아오는 지역을 만들겠다고, 우리지역을 한국의 중심,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서게 하겠다고 저마다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믿어달라고, 모든 역량과 네트워크를 동원해 노력하겠다고 절절한 심정으로 호소했습니다.
여러분 절대 잊지 마십시오.
바로 엊그제 끝난 선거운동 기간 내내 여러분은 그렇게 온갖 약속을 쏟아내며 어떤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낮은 사람이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결코 지역사람들의 우두머리가 아닙니다.
시민사회와 공직자를 존중하며 협업하는 동지, 주민에겐 한없이 겸손하고 따뜻한 일꾼, 소속 정당의 높은 분에게도 당당하고 떳떳한 당원이 되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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