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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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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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6월 07일/ 강용/ 우리 모두의 것

강용 학사농장 대표
- 우리 모두의 것

지난겨울 너무 추워 절대 뚫지 못할 것 같던 추위를 뚫고 푸르름이 짙어갑니다. 4월에 눈까지 내려 어렵고 힘들게 왔지만 그래도 자연은 역시 순리와 질서를 지키려 노력합니다.
녹음 짙은 산이 너무 좋아서 아침마다 뒷산엘 올라갑니다. 한포기의 풀 한그루의 나무들이 모여 숲이 되고, 그 숲이 사람들 모두에게 차별 없이 주는 맑고 상큼한 기운에, 가끔은 사람들을 위해 너무 애쓰는 자연에게 고맙기도 하고 미안해지기도 합니다.
이 산과 자연은 역시 우리 모두의 것입니다.
언덕 중간 사람들 많이 지나는 곳에 작은 과실나무가 한그루 있습니다. 지나는 사람들이 풋 열매를 보고 또 점점 익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들을 할 것입니다. 그 과실은 먹기 위해서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며 각자의 무언가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자연의 역할을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사람들이 지켜보는데도 그것을 따서 담고 있는 분을 보았습니다. 그래도 되는 것인지 아닌지 사회적 규범은 잘 모르겠지만, 주변 사람들이 그분에게 무언가 말들을 하려다 아마 저와 같은 생각 때문에 말은 하지 않았지만‘ 모두 표정이 썩 좋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여러분
모두의 것 중에서는 얼만큼이 나의 것일까요?
모두의 것은 모두가 주인일까요 아니면 주인이 없는 것일까요?
모두의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괜찮은 것일까요?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을 느끼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운동하고 생각하고 형형색색의 등산복처럼, 사람들은 저마다 많은 이유로 산에 오릅니다. 조용히 자연을 느끼며 사색하면서 고민과 힘듦을 버리기 위해 오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라디오나 음악을 크게 켠 누군가의 앞이나 뒤에 내가 걷고 있다면 그 산은 누구의 공간일까요.
열차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각자 여러 상황으로 차를 탓을 것입니다. 부족한 잠을 청하는 사람, 시간에 쫒기며 밀린 업무를 하는 사람, 책을 읽거나 사색하거나 깊은 고민에 빠져 있는 사람.. 그런데 그 옆에서 연속되는 핸드폰 벨소리와 주위를 신경 쓰지 않고 통화하고 동영상을 켜거나 소리내어 게임을 하는 사람들도 가끔 봅니다.
엊그제 결국 열차 안에서 고성과 다툼이 오가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모두의 공간에서는 얼마만큼이 나의 공간일까요?
모두의 것 모두의 공간은 함께하는 곳이라는 배려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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