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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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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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4월 16일/ 김창수/ 꽃은 어디에서나 피고

김창수 지혜학교 이사

- 장미에도 가시가 있다는 말 수없이 들었지만 이제는 가시에서도
꽃은 핀다고 말하리라

겨울날 탱자나무 위 여기저기 눈에서 핀 하얀 눈꽃을 보라
가시 위에 버젓이 저렇게 피어 있나니

세월호 수장당한 영령들 넋 위로하면서 광주시민상주모임 천 일 걷기에서도
자식 수장당한 어미애비 가슴 속에서도 시퍼런 불꽃이 이리도 피고

오늘 오월 넋들과 금남로 함께 거닐 때 몸자보 생살 속으로 깊이깊이 파고들어/퀄 퀄 퀄 흘러내린 피가 도로를 흥건히 적시고 또 적셔서
빨간 꽃무늬로라도 이렇게 피어나나니

‘부모가 돌아가시면 땅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부모 된 자로서, 그 누가 자식이 앞서가는 것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습니까? 인생살이에 수많은 어려움과 아픔이 있지만 절대로 겪어서는 안 될 슬픔이 자식이 죽는 것일 것입니다.
그래서 세상에는 자식 죽음을 경험한 부모를 지칭할 단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부모 잃은 사람을 고아, 아내 잃은 남자를 홀아비, 남편 잃은 여자를 과부라고 부르지만, 우리나라 말뿐이 아니라 영어와 일본어 그리고 중국어 등 그 어느 나라 말에도 자식 잃은 부모를 지칭하는 단어가 없습니다. 그것은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슬픔보다 더 자식 잃은 슬픔이 더 크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겠지요.

5.18광주민중항쟁은 국가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해서 발생한 비극이고 4.16세월호 참사는 국가가 해야만 하는 의무를 다하지 않아서 발생한 참사입니다. 정부와 국회는 하루빨리 세월호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는 일에 나서십시오. 그것만이 유가족들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위로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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