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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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챙겨야 안전하다 _황풍년 전라도닷컴 편집장_라디오칼럼_20180112

■ 방송시간 월요일 - 금요일 AM 08:53-
■ 기획 윤행석
■ 연출 황동현
■ 작가 박현주
■ 1월 12일
■ 황풍년 전라도닷컴 편집장

■ 일상을 챙겨야 안전하다

◆ 황풍년 전라도닷컴 편집장 - 뉴스 보기가 겁이 난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온갖 끔찍한 사고들이 연달아 일어나 놀란 가슴을 진정시킬 틈이 없습니다.
타워크레인 붕괴는 오래전 사고인줄 알았는데 무너지고 또 무너졌나 봅니다.
스포츠센터의 참사는 차마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과거 대형화재들의 판박이였습니다.
대학병원의 신생아 집단사망도, 낚싯배와 어선 침몰사건도 알고 보면 얼마든지 미연에 예방할 수 있는 불행이어서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사고가 나면 온 나라의 신문과 방송, 인터넷이 뜨겁게 달궈져 사고 소식만 넘쳐납니다.
처참한 피해 현장과 희생자들의 애절한 사연, 사고의 원인과 책임을 둘러싼 공방 등등 온갖 이야기들이 회자됩니다.
그 과정에서 침해해서는 안 될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노출되기도 하고 하등 여럿이 알 필요도 없는 전문지식까지 시시콜콜 흥밋거리로 떠돕니다.
전국에서 대대적인 일제 점검이 실시되고, 누군가는 카메라 앞에서 고개를 주억거리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뉴스가 홍수를 이루고 한바탕 호들갑을 떨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고는 되풀이되고 우리의 익숙한 절망도 되풀이됩니다.
안전 불감증이라는 말만 지겹고 질리도록 반복하는 우리는 대체 어떻게 해야만 이 불행의 쳇바퀴를 멈출 수 있을까요?
이제는 사고 뉴스를 과잉 소비할 게 아니라, 일상 속에서 예방 뉴스를 과잉 소비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합니다.
건물의 비상구가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 날마다 점검하는 겁니다.
스프링클러의 작동을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겁니다.
승선인원을 일일이 확인하고, 화물의 선적 무게를 철저히 재는 겁니다.
학교 앞을 지나는 차량들이 거북이처럼 엉금엉금 속도를 지키도록 하구요, 소방차가 들락거려야 하는 곳의 불법주정차는 상상도 못하도록 단속을 강하게 하는 겁니다.
빨리 달려선 안 되고, 더 많이 태우거나 실어도 안 되고, 차를 세워두면 안 되고, 그동안 아무 일이 없었더라도 어김없이 대피 훈련을 해야 하고, 정기적으로 성분 검사를 하고, 규정대로 분리수거를 하고, 엄격하게 격리수용을 하고, 사용횟수를 제한하고...




이 모든 규정과 약속들이 우리네 일상 안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만
안전한 사회는 가능해질 겁니다.
하나하나 지키자니 불편하고 성가시기 그지없는 일이지만, 사회 구성원들이 삶속에서 자연스레 그걸 지켜가는 곳이라야 바로 안전한 선진국입니다.
까다로운 점검과 가차 없는 단속이 지겹도록 반복되고, 불편하고 성가신 원칙들이 편하고 익숙해질 때라야 비로소 판박이 대형사고는 자취를 감추게 되고 우리는 익숙한 절망으로부터 탈출하게 될 것입니다.

◇사회자 - 황풍년 편집장은 토종잡지, 전라도닷컴의 편집장 겸 발행인입니다. 또한 전국 지역 출판인들의 모임인 한국 지역 출판 문화잡지원 대표로서 해마다 지역 책들의 한 마당, 한국 지역 도서전을 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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