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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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가 준 교훈_박종구 초당대학교 총장_라디오칼럼_20171219

■ 방송시간 월요일 - 금요일 AM 08:53-
■ 기획 윤행석
■ 연출 황동현
■ 작가 박현주
■ 12월 19일 화요일
■ 박종구 초당대학교 총장

■ 외환위기가 준 교훈


◆ 박종구 초당대학교 총장 - 20년전 1997년 11월 21일은 국치일이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긴급 구제금융을 요청한 날입니다.
국가 부도라는 벼랑 끝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경제 주권을 담보 잡혔고 사실상 식민지 상태에 빠졌습니다. 수십만명이 해고돼 길거리로 내몰렸습니다. 기업, 금융, 공공, 노동 등 4대 부문 개혁을 강요당했습니다. 국민들은 금모으기로 위기 극복에 동참했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IMF 관리체제를 벗어났습니다.
외환위기 발생 20년 한국 경제는 크게 달라졌습니다. 환란의 주범인 외환보유고는 97년 89억달러에서 지난달 3845억달러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경상수지는 97년 103억달러 적자에서 작년 987억달러 흑자로 전환됐습니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같은 세계적 기업이 탄생했습니다. 그러나 30대 재벌 중 11개만이 살아남았습니다. 대우, 쌍용, 진로 등 익숙한 이름들이 사라졌습니다.
한국 경제는 전진하느냐 주저앉느냐의 기로에 섰습니다. 미완의 구조조정으로 영업이익이 적자이거나 이자를 제대로 지불 못하는 한계기업, 좀비기업이 너무 많습니다.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10%대를 기록하던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7%대로 떨어졌습니다. 조선 경기가 침체되면서 수만명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특유의 기업 활력이 사라졌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63%가 한국 경제가 위기를 벗어날 시간이 1-3년 밖에 남지 않았다고 응답했습니다. 라이벌 중국의 추격이 무섭습니다. 24개 산업 중 17개 산업의 기술격차가 1년 이내라고 합니다. 전 세계 TV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한 아성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중국업체 TCL은 점유율 8.3%로 3위에 올라섰습니다. 하이센스도 4위를 차지했습니다.
노동시장의 왜곡이 심화되었습니다. 비정규직 비율이 32.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보다 높습니다. 세계경제포럼이나 국제경영개발원 같은 국제기관의 노동시장 평가는 매우 가혹합니다. 국제통화기금은 노동시장의 경직성 완화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 개혁을 강력 주문했습니다. 정규직의 고용유연성을 높여야 한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습니다.
빈부격차 문제도 심각합니다. 소득분배를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2008년 0.314에서 2016년 0.304로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상위 십프로가 전체 소득의 거의 5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국보다 약간 낮은 수치입니다. 인구쓰나미가 몰려오고 있습니다. 생산가능인구가 이미 감소세로 돌아섰고 금년 신생아수도 40만명 이하로 떨어져 합계출산율이 작년 1.17명에서 금년 1.03명 내외로 크게 낮아질 전망입니다.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14%를 넘어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를 살릴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서비스산업을 키우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창출되도록 경제시스템을 개혁해야 합니다. 체감 청년실업율이 21%를 넘어서는 상황에서는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 진행자 - 초당대학교 박종구 총장이었습니다 박종구 총장은 교육과학 기술부 이차관 한국 폴리텍 대학 이사장을 역임했고 인재 한명이 수만명을 이끌어 간다는 신념으로 창의적인 지역인재 육성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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